"의원에 로비…예산 많이 따라" 닦달에 간부들 쩔쩔 경북|잇따른 강력 사건에도 경찰 보안에만 급급 안양|「학내발포」관할서장 노른자위로 가자 수군 부산|해상 기름오염 뾰족한 대책 없이 한숨만 인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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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읍소작전 효과 있을지">
경북도청 일부간부들은 김차현 지사가 간부회의 석상에서『투쟁의식으로 국회의원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여서라도 지역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라』고 지시하자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은 지역개발을 위한 적극성을 보이지도 않고 있는데 공무원들이 로비활동만 한다고 되겠느냐』고 불평.
김 지사는 지난 13일, 예산은 공무원이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따올 수 없으므로 실·국장 등 간부들은 중앙행정기관과 국회의원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여서라도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을 확보토록 지시.
이에 직원들은『선량들은 선거 때만 철새처럼 나타나 이루지 못할 온갖 공약을 남발하고 당선되면 떠나 버리고 뒤치다꺼리만 공무원들이 떠맡는 판에 국회의원들에 대한 읍소작전이 얼마나 효과를 볼지 미지수』라며 고개를 갸우뚱. 【대구】

<하루에 2∼3건 발생
안양경찰서 관내에서 최근 들어 살인·강도 등 강력 사건이 하루에도 2∼3건이 일어나 는 등 민생치안활동에 커다란 허점을 보여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도 경찰관계자들은 범인검거보다는 보안에 급 급.
지난 11일 의왕시 내손동 살인강도 사건을 비롯, 안양·의왕·과천 등 관내에서 지난 한주 동안만도 10여건의 강력 사건이 연이어 터져 치안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가운데 16일 다시 2건의 강도사건이 발생하자 일선경찰들은 도경에 보고를 하면서 수사협조보다는 보안유지를 위한 협조를 30여분간에 걸쳐 부탁, 주위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완전방제는 어렵다">
15일 인천 월미도 앞 바다에서 대한 유조 소속 유조선 충돌 및 기름대량유출사고가 나자 해경·항만 청·인천시·옹진군 등 관계기관들은 초비상사태에 돌입, 기름확산 방지와 사후대책마련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형편.
관계기관 등은 사고발생 즉시 해경을 주축으로 유관기관·단체·업체대표 등 29명으로 긴급방제협의회를 개최하고 방제장비·인력을 총동원해 긴급방제에 나섰으나 이번 사고가 국내최대의 기름유출 사고인데다 방제에 1개월 이상 소요되고 해양오염사고 특성상 「깨끗한」 방제엔 한계성을 안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
관계자들은 지루한 장마에다 기름확산 정도가 드세 지자 방제에 나서면서도『방제보다 사고예방이 더 중요하다』며 허탈한 표정들. 【인천】

<부산 진 서장으로 영전>
민자당 부산 금정 지구당을 피습한 부산대 생을 학교구내까지 쫓아가 공포탄을 발사, 물의를 빚고 있는 부산 금정경찰서의 여광택 서장이 17일 갑자기 부산의 일선 서장자리 중 으뜸으로 꼽히는 부산진 서장으로 영전(?)되자 경찰내부는 물론 주위사람들까지 어리둥절한 표정.
여 서장은 이 사건직후 대학가는 물론 부산·경남민주학 교수협의회 등 재야 6개 단체가 성명을 발표, 『경찰의 대학구내 발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 이라며 부산시경 국장과 금 정 서장의 처벌을 요구하는 등 여론악화로 곤궁에 처했었는데 느닷없이 전보 발령을 받은 것.
시민들이 이를 두고『밖에서 물의를 빚은 것이 경찰내부에서는 오히려 좋은 점수를 딴 모양』이라며 경찰인사에 의아심을 품자 경찰은『박희명 전 부산 진 서장의 갑작스런 죽음에 따른 단순한 자리바꿈』임을 애써 강조. 【부산】

<엑스포 홍보공연 썰 렁>
대전시가 지난12일 93무역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시민홍보를 위해 가진『대전엑스포 93국제공인 경축 시민연예 대 잔치』를 놓고 일부 시민들 사이에는 홍보효과도 없이 예산만 낭비한 형식적인 공연이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
대전시는 무료 연예 대 잔치가 홍보부족으로 시민들의 참석이 저조할 것을 예상, 시 산하 7천여 명의 동창들을 행사에 참석하도록 유도했으나 정작 참석인원이 5백여 명에 불과해 넓은 시민회관 장내가 텅텅 비어 썰렁한 느낌.
시민들은『무역박람회 행사를 앞두고 최초로 가진 행사에 통·반장 위주의 행사도 문제가 있지만 시 측의 홍보부족에는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크게 비난.
이에 대해 대전시는『원래 이번 행사는 연예협회 주관인데다 시간이 촉박해 행사가 미흡했던 것 같다』며 연예협회 측에 엉뚱하게 책임을 돌리려는 눈치.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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