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안늘고 실업자는 '급감'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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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이 힘겹다. 정부 목표인 35만개는 커녕 30만개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도 실업자수는 45개월만에 최저다. '아이러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수는 233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28만2000명 증가했다. 9월중 늘어난 일자리가 30만개에도 못 미친 셈이다. 전달(31만8000명)과 비교할 때 둔화 폭이 크다.

올들어 9월까지 취업자수도 30만300명으로 간신히 '30만명'에 턱걸이했다. 정부의 '35만명' 목표는 이미 물 건너간 형국인데 '30만명 사수'도 쉽지 않아 보인다. 3/4분기중 늘어난 취업자수는 28만8000명에 불과했다. 고용의 경기 후행성을 감안할 때 개선 여지가 많지 않다.

제조업(-6만6000명), 도소매 음식숙박업(-6만2000명), 농림어업(-1만1000명) 등은 부진을 지속했다. 문제는 이를 상쇄해줘야 할 서비스업(31만6000명)의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서비스업 취업자수 증가분이 30만명 후반대에서 30만명 초반대로 떨어진 게 전체 취업자수 증가폭을 둔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최근 실시된 서울시 공채 시험도 변경거리를 꼽았다. "작년에 비해 서울시 공채 시험 지원자가 3만명 이상 늘어난다데 시험일이 보름가량 앞당겨져 임시 일용직, 무급가족 종사자로 일하던 시험준비자가 시험에 앞서 근로를 중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러면서 향후에는 안정적 취업자 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 10월중 추석 연휴에다 북핵 등 대외여건이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연령별로는 젊은층 일자리가 주는 반면 고령층 일자리가 늘어나는 추세도 지속됐다. 젊은층 중에서도 10 ̄20대 여자(-10만9000명)의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체 '실업자' 수는 줄었다. 9월 현재 실업자수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0만5000명 감소한 7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2년 12월(71만6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실업자수만 보면 '경제 호황기'다. 실업률도 3.2%에 불과하다.

물론 새로운 일자리가 실업자를 흡수하는 것은 아니다. 아예 일자리 얻기를 포기하고 '학업'이나 '가사'로 돌아가는 이들이 많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실제 비경제활동인구는 9월중 1.6%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1%후반 ̄2%대 초반의 증가율이다. 경제활동인구 증가율이 1%에 못 미치는 것과 대조된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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