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국정원 정보 라인 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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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초기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낸 서동만(50.사진) 상지대 교수가 18일 발매된 월간중앙에서 "정부의 정보 시스템이 붕괴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북한 핵실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안이한 대처, 근거 없는 낙관주의, 관료주의적 대응이 문제다. 보고 라인과 정보 평가가 '크로스 체크'돼야 하는데, 그런 시스템이 붕괴했다. 정책은 한쪽 방향으로 추진하다 보면 문제가 있는 부분도 될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상호 점검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정보 시스템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붕괴됐다는 건가.

"외교부와 국정원의 정보 라인이 동시에 붕괴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DJ 정부 시절엔 백악관을 직접 점검할 수 있는 정보 루트가 있었다. 외교부.국정원 같은 공식 라인을 통하지 않고서도 말이다. 김대중-임동원이라는 강력한 대북 관계 리더십이 존재하던 상황에서 이 같은 정보력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역대 정부에는 다 이런 시스템이 있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국가 운영에 필수적인 비공식 해외 정보 시스템이 사라졌다."

-노무현 정부의 NSC가 정보.정책 조정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은 의아하다. 이종석 장관이 컨트롤하는 NSC에는 상당한 힘과 정보가 집중돼 있는데.

"NSC가 관료조직으로 변질한 것이 문제다. NSC가 대통령의 외교.국방 철학을 수행하기보다 오히려 직업 관료들의 생각이 역류하는 또 하나의 관료기구로 변했다. 용산기지 이전 협상이나 전략적 유연성 협상에서 그런 폐단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 서동만 교수는=서 교수는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일본 도쿄대에서 국제관계론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제목은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성립과정 1945~61'이다.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을 지냈고 2003년 국정원의 예산과 조직을 총괄하는 기조실장에 임명돼 국정원 개혁을 이끌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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