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독 걸림돌 없어졌다/고르바초프,나토잔류 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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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독ㆍ소 정상회담/파리 「2+4」회담 순항 확실
【모스크바ㆍ파리 외신종합=연합】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16일 콜서독총리와의 회담에서 통일독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오는 12월로 에정된 통독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방소중인 콜총리와 이틀간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는데 이같은 그의 발언은 통일독일의 나토잔류가 유럽의 세력균형을 깨기 때문에 이를 허용할 수 없다는 종전 입장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관계기사5면>
통일의 최대장애물이었던 나토잔류문제가 해소됨으로써 17일부터 파리에서 열리는 통일을 위한 「2+4」회담이 더욱 순항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이제 12월말의 통독까지는 동서독간의 국가조약과 선거및 통일독일의 수도문제등이 남아 있으나 가장 큰 걸림돌인 소련의 양해가 이루어짐으로써 콜서독총리의 입지가 크게 강화된 셈이다.
나토 잔류문제와 관련,고르바초프대통령은 회견에서 『우리가 원하든,않든 간에 통일독일이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나토에 가입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들이 독자적으로 자유롭게 이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독일이 나토에 가입하더라도 소련을 비롯한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들과 어느 정도,어느 형태까지는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고르바초프는 나토가 최근 런던 정상회담에서 소련을 더이상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내용등을 담은 평화선언을 채택한데 자극받아 통일독일의 나토가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통일과 관련된 군축 문제에도 언급,『통일후 동독땅에 어떠한 핵무기와 외국병력도 주둔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동독주둔 35만 소련군 철수를 위해 3∼4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독에 관한 전승 4개국과 양독간의 이른바 「2+4」회담이 17일 파리에서 개막되는데 이번 회담에는 폴란드가 처음으로 참가해 폴란드ㆍ독일간의 국경문제가 가장 큰 현안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는 이번 회담에서 통일독일이 2차대전 종전과 함께 설정된 오데르­나이세국경선을 준수,국경조약을 조속 체결해야 한다는 강력한 보장을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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