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40세)-문동환(34세)-구대성(37세) '100년 묵은' 독수리 KS로 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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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5차전까지 가면 (체력이 소진돼) 한국시리즈에 나가더라도 의미가 없어요.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뛰어야지. 승기를 잡으면 문동환도 나오고, 정민철도 나와야 할 겁니다."

유지훤 한화 수석코치는 경기 시작 전 팀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2승1패로 앞서 있으면서도 한국시리즈를 겨냥해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한화 선수들은 이날 초반부터 공.수에서 현대를 압도했다.

한화는 톱타자로 전격 발탁된 고동진이 1회 말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2번 클리어의 중전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3번 데이비스는 좌익수 짧은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4번 김태균이 현대 선발 캘러웨이의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좌측 펜스를 넘겨버렸다. 단숨에 3-0. 포스트 시즌 들어 한번 잡은 리드를 놓친 적이 없는 한화로서는 이미 승리의 절반을 굳힌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화는 4회 말 공격에서도 선두 한상훈의 중전안타와 신경현의 희생번트로 만든 찬스에서 9번 김민재의 좌익수 쪽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으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감했다. 2회부터 김수경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반격을 모색한 현대는 그러나 2회 1사 만루, 4회 무사 1루의 찬스에서 잘 맞은 타구가 병살타로 잡히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고 말았다.

송진우는 5이닝 동안 현대 타자들에게 4안타를 허용했지만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하면서 무실점으로 막아내 승리투수가 됐다. 40세8개월1일의 나이로 승리 투수가 된 송진우는 김용수(전 LG)가 보유해 온 최고령 포스트시즌 승리투수 기록(40세5개월8일)을 바꿔 놓았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6회부터 문동환을 투입했고 8회 1사 후 이택근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구대성을 마운드에 올려 현대 공격을 틀어막았다.

편안하게 우승에 도전

◆ 한화 김인식 감독=올해 포스트시즌 7경기 중 가장 편안한 경기였다. (초반부터 점수를 안 주고 여유있게 앞서 갔기 때문이다) 노장 투수들이 자기 역할을 다해줬다. 공격에서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던 김태균이 잘했다. 올 시즌 목표는 한국시리즈 진출이었는데 그것을 이뤘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우승에 도전하겠다.

시즌 2위에 올라 만족

◆ 현대 김재박 감독=송지만과 서튼의 부상으로 공격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패인이다.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꼴찌 후보로 평가받았던 현대가 시즌 2위에 올랐다. 개인적으로 우승할 때보다 더 기뻤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선수들이 감독이 구상한 것을 잘 따라줘 고맙게 생각한다.

대전=성백유.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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