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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주상복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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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서울 광진구 자양동 스타시티

타워팰리스 등 초창기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를 타고 분양된 2기 주상복합들이 다음달 이후 줄지어 집들이를 한다. 분양권 전매 제한 등 규제 전에 분양돼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며 불티나게 팔린 단지들이다.

입주가 다가오면서 시세는 단지 규모 등에 따라 다르게 형성돼 있다. 분양가의 두 배 이상의 웃돈이 붙은 단지가 있는 반면 웃돈이 기대보다 낮게 형성된 곳도 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도심에 택지가 부족해 일반 아파트 공급이 제한되고 주상복합도 더 이상 대규모로 공급하기 어려워 인기지역 대단지 주상복합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기지역 대단지만 웃돈 껑충=2기 주상복합으로 분류되는 단지는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 2002년 하반기~2004년 분양 때 전매차익을 노린 청약자가 몰리면서 단지 규모 등을 가리지 않고 청약 과열 양상을 보였다.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Ⅱ, 서울 광진구 자양동 스타시티, 분당 스타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2002년 말 66대 1의 경쟁률을 보인 하이페리온Ⅱ가 다음달 입주한다. 최고 분양가의 두 배 이상의 웃돈이 붙어 있다. 4억3000만원 정도에 분양된 37평형 시세가 11억~12억원이다. 56평형은 웃돈 8억~13억원을 합쳐 15억~20억원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낡은 목동 아파트단지에서 옮기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스타시티의 분양권 웃돈도 벌써 분양가 수준이다. 7억원에 분양된 56평형이 14억~15억원이다. 이 아파트는 2003년 5월 7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분당의 마지막 주상복합인 스타파크(청약경쟁률 72대 1)의 웃돈도 분양가에 버금간다. 2003년 10월 5억원에 분양된 34평형의 웃돈이 4억~5억원이다.

분양권 전매제한 직전인 2004년 3월 사상 최고의 경쟁률(평균 328대 1)을 기록한 용산구 시티파크는 내년 8월 입주할 예정이다. 11억원에 분양된 67평형의 웃돈이 9억원 정도다.

웃돈 상승에는 활발한 전매도 한몫했다. 하이페리온Ⅱ의 경우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이 전매됐다.

자양동 서울랜드공인 황부성 사장은 "입주 시기가 남아 있는 경우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 현재 수요가 주춤한 상태지만 입지 여건이 좋고 단지 규모도 커 입주 무렵에는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바로 입주할 수요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분양된 소규모 단지는 별로 오르지 않았다. 2004년 5월 30대 1의 경쟁률로 분양된 강남구 역삼동 쌍용플래티넘밸류의 웃돈은 현재 1억원 미만이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강남권이지만 166가구로 규모가 적어 인근 재건축 단지에 비해 찾는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

용산구 문배동 이안프리미어Ⅲ(188가구)와 CJ나인파크(280가구)의 웃돈은 1억~2억원이다. 이달부터 입주하는 종로구 인의동 효성주얼리시티와 내년 5월 입주 예정인 구로구 구로동 신구로자이도 모두 300가구 미만으로 5000만~1억원 올랐는데 분양 때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인의동 숭인공인 관계자는 "분양 때는 묻지마 청약으로 경쟁률이 높았지만 입주가 다가오면서 규모가 작은 단지의 선호도가 떨어지며 양극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아파트 가격 넘어설까=광진구 일대와 분당에선 주상복합이 가격 주도권을 쥐고 있다. 광진구에선 스타시티에 견줄 만한 일반 아파트가 없고, 분당의 경우 이미 파크뷰 등 주상복합 가격이 일반 아파트보다 평당 500만원 이상 비싸게 형성돼 있다. 분당 명문루체공인 이국진 사장은 "주상복합이 일반 아파트에 비해 입지 여건에선 별 차이가 없는 대신 편리성이 좋은 새집이어서 비싸다"며 "스타파크 입주가 주상복합의 시세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동 일대에 5000여 가구가 몰려 있는 점도 주상복합 강세의 요인이다.

용산지역에선 주상복합 가격이 일반 아파트에 뒤지지만 앞으로 추월할 것으로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내다본다. 현재 용산에서 가장 비싼 일반 아파트는 GS한강자이로 54평형의 경우 20억원 선으로 비슷한 평형의 시티파크보다 5억원 정도 비싸다. 용산 시티공인 관계자는 "지금은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교육 환경 등을 모두 갖추고 있어 GS한강자이의 가격이 높지만 시티파크.파크타워 등 주상복합이 모두 입주하고 미군기지 자리에 공원이 조성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목동에선 주상복합이 일반 아파트를 제치기 어려워 보인다. 50평형대의 경우 일반 아파트가 평당 500만원가량 더 비싼 20억~22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목동 쉐르빌공인 조희창 사장은 "일반 아파트가 지은 지 15년이 가까워 낡았지만 조경이 잘 돼 있고, 층수가 높지 않아 쾌적한 데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기대감까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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