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장교 “입도선매”(경제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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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채용때 가산점 주는등 특별히 우대/30대그룹 지난해보다 10∼20% 늘려/“성실ㆍ근면하고 적응력ㆍ지도력 갖춰”
ROTC(학군)ㆍ학사장교등 군장교출신 대졸자들이 취업전선에서 인기를 끌고있다.
기업마다 장교출신자를 경쟁적으로 채용하려하고 있어 전반적인 취업난속에 구인난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는 장교출신 사원들이 성실하고 적응력이 뛰어난데다 초급장교로서의 지휘경험이 기업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
본지가 12일 30대그룹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들이 군장교출신 채용인원을 지난해보다 10∼20%이상씩 늘린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우등 3개그룹은 지난해보다 두세배까지 늘렸으며 한라ㆍ극동건설등은 올해부터 새로 군출신장교들을 채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 기업은 특히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이들이 대학을 졸업하기전에 미리 채용한뒤 2∼4년의 군복무를 마치면 근무케하는 「입도선매」식 채용경쟁까지 벌이고 있으며 일간지ㆍ국방일보등에 우대채용광고를 내고 군기지ㆍ대학등에서 회사설명회를 갖는등 홍보전략에도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군장교출신 신입사원으로 4백30명을 뽑았던 삼성은 올해 5백명으로 16% 늘려 뽑았으며 현대그룹은 지난해 3백50명에서 올해는 5백명으로 40%이상 늘렸다.
대우그룹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대졸자 7백69명을 채용하면서 이중 20%인 1백54명만을 군장교출신으로 뽑았으나 올해는 대졸자 전체 채용인원을 3백79명으로 절반가량 줄인 대신 이중 장교출신은 3백19명을 뽑아 두배이상 늘렸다.
또 쌍용그룹은 지난해 1백20명에서 올해는 ROTC 91명,학사장교 99명등 장교출신 채용자를 1백90명으로 늘렸고 한진ㆍ기아ㆍ금호ㆍ미원ㆍ고려합섬ㆍ해태그룹등도 10∼20%이상씩 늘렸다.
특히 대우와 함께 동부ㆍ두산등 3개그룹은 두세배까지 늘렸으며 지난해까지는 상반기에 군장교출신을 뽑지않았던 한라ㆍ극동건설ㆍ동양시멘트ㆍ한보ㆍ극동석유등 5개그룹은 올해부터 3백12∼10명씩을 새로 뽑기시작했다.
이들 기업중 상당수가 ROTC 및 학사장교출신 채용때 가산점을 주는등 「우대」하고 있으며 롯데등 일부 기업은 상반기 채용인원을 군장교출신으로만 선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노사분규가 심했던 통일ㆍ풍산금속등과 상반기 대졸사원 채용계획이 없는 대림ㆍ효성ㆍ한일합섬ㆍ삼미그룹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군장교출신을 포함한 대졸사원을 신규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각기업의 인사담당자들에 따르면 군장교출신사원들은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ㆍ근면하며 ▲적응을 잘하고 ▲지도력도 갖추고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사고방식이 건전하다는 평가도 받고있다.
기업들은 특히 최근 2∼3년동안 노사분규등을 겪으면서 장교출신에대한 관심이 더높아진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기업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들 장교출신 사원들은 대학졸업후 군복무기간을 거쳐 입사하게돼 전공에 대한 지식이나 전문성등은 입사초기에 다소 뒤지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각 기업의 인력확보를 위한 채용경쟁도 점차 치열해지는 추세.
서울대의 경우 최근에는 ROTC졸업생의 70%정도가 대학졸업전에 이미 취업이 결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또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2∼3곳이상 기업에 중복 합격하는 사례까지 발생하자 각 기업들은 졸업전 이미 입사를 결정한 예약사원들에대해 군복무중 생각이 바뀌지않도록 사보등 홍보물을 정기적으로 보내기도 하고있다.<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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