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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서기장 고르비 5년대권 보장/막바지 접어든 소 공산당대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투표일 오후되자 경쟁후보도 한명뿐
○당분열위기에 공감
○…당대회가 8일간 계속되는 동안 보수파들로부터 혹독한 비판과 공격을 받았음에도 불구,10일 사상 최초로 당 대의원 직접 비밀투표로 실시된 서기장 선출에서 고르바초프가 무난히 재선된 것은 고르바초프가 아니고는 분열직전의 당을 구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때문이라는 것이 중평.
○탄광파업 주도자
○…투표당일인 10일 오전까지만 해도 7명이 서기장후보 경쟁에 나섰으나 오후가 되자 테무라즈 아발리아니 후보를 제외하곤 모두 사퇴.
아발리아니는 지난해 7월 서시베리아 탄전지대에서 일어났던 탄광노동자파업을 주도했던 급진개혁파로 투표결과 찬성 5백1표,반대 4천20표를 얻는데 그쳤다.
시베리아 광산노조출신의 그는 바른말 잘하기로 소문난 인물로 과거 고브레즈네프 서기장에게 도전했다가 화를 입기도 했다.
『천성적으로 방관자가 될 수 없는 투사』라고 자신을 평가하는 그는 17년간 탄광노동자로 일했으며 지난해 여름 탄광파업후 당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과거엔 불안한자리
○…소련공산당 서기장직은 원래 정해진 임기가 없으며 과거 중앙위 총회에서 선출할 때는 수시로 교체할 수 있는 「불안한」자리였다.
그러나 이번부터 서기장을 당대회에서 직접 선출토록 함으로써 고르바초프는 앞으로 5년간의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
다시 말해 소련 공산당대회는 5년마다 열리게 돼 있어 고르바초프는 앞으로 95년까지 서기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리가초프 「생명」끝나
○…당내 보수진영은 이날 고르바초프의 숙명의 라이벌인 보수파 정치국원 리가초프를 서기장 후보로 내세우지 않았는데,개혁파인사인 모스크바시 당 제1서기 유리 프로코피예프는 리가초프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대답.
프로코피예프는 이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부서기장 후보로 우크라이나공화국 최고회의의장겸 당 제1서기인 블라디미르 이바쉬코가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보수진영은 침울
○…고르바초프는 이날 서기장직 수락연설에서 『조국과 당이 심각한 시련기에 처한 지금 본인에게 서기장의 중책을 맡겨준 데 대해 감사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짤막히 인사.
푸른색 양복에 빨간 넥타이를 맨 고르바초프는 그의 정치적 수완을 다시 한번 과시한 이번 당대회 결과에 만족한듯 매우 자신에 찬 표정이었으며,반면 보수진영은 침울한 분위기였다.〈모스크바=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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