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잃은 이회창…차남 수연씨 결혼식서 말 아낀 채 인사말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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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전 총재의 차남 수연(37)씨 결혼식이 2백여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성북동 천주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李전총재와 한인옥(韓仁玉)여사 내외는 결혼식이 시작하기 1시간여 전부터 성당 입구에서 하객을 맞았다. 막내가 노총각을 면하는 경사스러운 자리였지만 SK비자금 사건 등을 의식한 탓인지 李전총재 내외의 표정은 착잡해 보였다.

이날 결혼식엔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들러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의 축하인사를 전했고 박관용 국회의장,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서청원 전 대표, 홍사덕 총무, 이강두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김진재.김덕룡.양정규.하순봉.신경식 의원 등 한나라 의원 30여명도 참석했으며 안풍(安風) 사건과 관련, 정계은퇴를 선언한 강삼재 의원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에선 김상현 상임고문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李전총재는 극도로 말을 아낀 채 최소한의 감사 표시만 했다. 한나라당 崔대표와도 "바쁜데 와줘 고맙다"는 말만 나눴을 뿐 별도 만남은 갖지 않았다. 李전총재는 혼인미사 이후 양가 가족을 대표해 "젊고 철없는 젊은이들이 큰 실수없이 화목하게 가정을 이뤄가며 사회에 봉사하며 살도록 지켜봐 달라"고 인사했다.

李전총재는 결혼식이 끝난 뒤 '대국민 성명을 발표한 것인가'등 기자들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문 채 옥인동 자택으로 향했다.

관심을 모았던 李전총재의 사돈은 부산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崔모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연씨의 아내 윤주(27)씨는 미국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보스턴대학)을 마쳤다.

한편 이날 SK비자금 사건으로 검찰 소환을 앞둔 이재현 한나라당 전 재정국장의 장녀 결혼식도 서울 여의도 천주교회에서 열렸다. 서청원 전 대표, 홍사덕 총무, 김기배 전 사무총장, 박주천 사무총장, 하순봉 의원 등이 참석했다.

긴장된 모습으로 딸의 결혼식을 치른 李전국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열린 모금 대책회의는 해마다 후원회에 앞서 해온 통상적 활동"이라고 말했다. 검찰 소환에 대해선 "당에서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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