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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건강법] 방송인 송지헌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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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송지헌(55)씨. 1979년 동아방송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추적, 사건과 사람들' '아침을 달린다' '추적 60분' '심야토론' '시사투나잇' '피플 세상속으로' 등 수많은 TV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잘 나가던 그가 2004년 6월 두 번째 간암 진단을 받고 당시 진행하던 '시사 투나잇'을 자진 하차했다. 그리고 그해 9월 간 이식수술을 받았고, 3개월 만에 건강을 되찾아 방송에 복귀했다.

송씨의 간이 나빠진 것은 35년 전인 대학 시절부터. 교통사고를 당한 뒤 받은 수혈로 B형 간염 환자가 됐다. B형 간염은 마치 정해진 시간표처럼 그를 간경화(15년 경과 후).간암 환자로 내몰았다.

"2001년 간에서 직경 2㎝짜리 암이 발견됐다. 당시 특별한 증상은 없었으며 간수치도 정상이었다. 고주파 수술로 치료했다. 그 후 2년간 재발하지 않아 다소 방심하고 있었다. 술을 끊지 못했고 담배도 피웠다."

그러나 6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받는 것만은 거르지 않았다. 그 덕분에 간암 재발 사실도 조기에 알 수 있었다.

"이때도 황달.복수 등 흔한 간암 증상은 없었고, 간수치도 정상이었다. 다시 암에 걸렸다는 게 실감나지 않았다. 두 군데(1.5㎝와 2㎝)에 암이 생겼다. 치료법에 대한 의사들의 의견이 엇갈려(수술과 간이식) 결정하기가 힘들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방송을 중단했다. 중국에 건너가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기 전 그는 아들과 4박5일 일정으로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큰 수술을 앞두고 체력을 강화하고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였다.

두 번째 간암 통보를 받은 뒤 그는 술.담배와 완전히 절연했다. 운동은 매일 꾸준히 하고 있다.

"아나운서는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이므로 몸관리는 의무다. 간이식 수술 전엔 체중이 82㎏(키 181㎝)였는데 지금은 77㎏으로 줄었다. 그래도 주치의는 '살을 빼라'며 늘 혼을 낸다. 장기 이식수술을 받으면 보통 사람보다 면역력이 떨어진다. 또 동맥경화.당뇨병 등 성인병이 오기 쉬워 체중을 적당히 유지해야 한다."

그는 자신을 타고난 '건강 체질'이라고 평가한다. 암에 걸렸어도 이렇다할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내 자신을 들들 볶는 편이 아니다. 이런 태도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몸이 내는 소리에 순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몸이 '힘들다'고 호소하면 쉬고, 컨디션이 좋을 때는 조깅.걷기 등 운동하러 나간다. 일도 너무 과하게 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목표 지향적이면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고 믿어서다."

긍정적인 생각도 큰 병을 이겨내는 힘이 된다고 강조한다.

"비관적인 생각은 건강을 해친다. 암환자라고 해서 너무 암에 얽매이기보다 편안하게 생각하고 생활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을 준다. 인상 쓰지 말고 늘 웃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는 현재 매일 두 시간씩 MBN의 시사 프로그램(송지헌의 뉴스광장)을 진행중이다. 최근엔 '간의 날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21일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간염 없는 세상을 위한 '강동석의 희망콘서트' 서울 공연의 사회를 맡아 간질환 환자와 가족을 격려할 예정이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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