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우리 나라 황사 현상-산성비|몽고·중국이 발원지로 "판명"|세계 한민족 과학 기술자 학술 대회서 정용승 교수 연구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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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해마다 봄철에 우리 나라에서 나타나는 황사 현상은 중국의 건조한 북부지방과 몽고의 사막지대에서 발원돼 기류를 타고 한국 상공에 이른다는 실증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교원대 정용승 교수 (자연과학 연구 소장)가 국립 환경 연구원의 의뢰로 연구, 최근 고려대에서 열린 세계 한민족 과학 기술자 종합 학술 대회에서 발표한 「대기오염의 장거리 이동 사례 및 황사 발원지 추적 연구」에서 밝혀진 것.
이에 따르면 황사는 소련과 몽고 국경의 톈산 산맥을 비롯한 알타이, 세이얀 등 대산맥의 아래쪽 사막과 고버 사막, 내몽고의 사막, 중국 북부 지방의 메마른 황토 지역에서 매년 4∼5차례 발생해 1천5백∼3천㎞의 거리를 이동하며 이중 한두차례 한반도에 상륙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한반도에 황사가 발생한 기간의 상층기류의 자취 등 각종 기상 자료의 사례 분식을 통해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
88년4월2∼24일 한반도에 황사 현상이 있었는데 4월10일의 경우 중심 기압이 1천2밀리바인 강한 저기압은 건조한 한랭전선을 동반해 몽고의 남쪽을 통과했으며 이와 함께 톈산 산맥 동부에 중심을 둔 1천40밀리바의 강력한 대륙성고기압에 의해 고비 사막 서쪽에 북·북서 돌풍이 일기 시작하면서 황사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
이 황사 구름은 다음날 베이징과 남쪽 3백분 일대를 통과, 12일에는 고기압이 남남동으로 이동함에 따라 산둥 반도를 통과한 후 13일에는 한반도의 대 부분과 일 본의 대마도·류큐 열도까지 확장,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황사 구름이 찬 북서 기류에 밀려 동진 하면서 황해에서 습기를 얻으면 누런 흙먼지를 포함한 황사비가 내리게 된다. 지난 4월의 황사비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황사 발원지의 모래와 토양이 해빙과 함께 강한 바람에 의해 상층으로 떠올라 기류를 타고 이동하게 되며 대개 1∼2㎞의 고도로 운반되나 3㎞ 상공까지 상승, 이동되기도 한다고 정 교수는 말했다. 이동 속도는 하루 7백∼1천㎞정도.
정 교수는 한편 백령도와 태안 반도 등에서 관측된 산성비에 대한 대기 과학적 분석 결과 이 역시 중국 대륙에 근원을 둔 오염 물질이 남서풍 계열의기 류를 타고 한반도에 유입, 발생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산성비 사례 분석에서는 영향을 미친 기류가 일본 규슈 지역을 거쳐 우리 나라 남해를 통과했으며 이때의 산성비는 한반도에서 생성된 대기오염 물질은 물론 일본에서 유입된 오염 물질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해석했다.
또 89년4월6∼7일의 서해안 지역에서 높게 측정된 분진과 황산화물 오염도에 대한 기상 분석을 한 결과 이때의 상층기류가 베이징·산둥 반도 등을 거쳐 북서쪽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우리 나라 서해안 대기오염의 근원지는 우리 나라의 남서 및 남해안 지방과 일본의 규슈 지방을 비롯해서 중국 상하이 및 광둥 지역이기 때문에 서해안 대기 오염 현상은「삼국 합작품」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극동 3개국에서 발원되는 대기 오염 물질이 혼합돼 다른 한 지역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대기 오염의 근원적 예방을 외해서는 삼국의 상호 협조와 공동 연구·공동 방지 대책 수립이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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