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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북대화 분위기조성 도와/그레그 미대사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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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급격한 감군 오히려 긴장불러
도널드 그레그 주한미대사는 2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 초청연사로 참석,「한국ㆍ베트남,그리고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한후 토론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한반도통일에 있어 미국의 역할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은 미국의 중요한 정책목표이다. 미국은 북한이 한국정부와 진지한 대화에 나서도록 주변정세를 조성하는 데는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역할은 부차적인 것이며 주역은 역시 남과 북이다.』
­한반도가 통일된 후 중립국으로 남는 방안과 현재의 통일 독일이 지향하는 것처럼 나토에 가입하는 방안,즉 서방블록에 잔류방안중 어느 것을 원하는가.
『아시아에는 나토가 없다. 한국인의 의사에 의해 결정될 일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힘의 공백을 원하지는 않는다.』
­미소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에 대해 논의했는가.
『논의여부는 모른다. 우리는 현홍주 유엔한국대사와 잘 협조해 나갈 것이다.』
­김일성의 존재가 한반도 통일에 장애요인이 된다고 보는가.
『김일성이 생존해 있는 동안 통일의 기회가 찾아오기는 극히 힘들 것이다. 김은 북한사회를 완벽히 고립시킴으로써 외부의 영향을 차단하고 있는데다 나이로 보아서도 발상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한미군의 존재가 남북한 강경파의 입지만 강화시켜 오히려 긴장완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북한에 우리가 밀어줄 수 있는 온건파가 있으면 좋겠다. 김일성은 주한미군만 철수하면 남침에 성공할 수 있다고 아직까지 주장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급격한 감축은 오히려 긴장을 증폭시킬 것이므로 이 문제만은 한국정부와 긴밀히 협조할 것이다.』
­일각에서 북한의 군사력이 질적인 면에서 한국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데.
『질적인 측면,즉 경제력등 포괄적 역학관계를 따진다면 한국이 우위다.
그러나 양적인 측면이나 군병력의 공격적 포진에서 볼때 북한은 매우 위험한 대상이다. 전쟁이 나면 궁극적으로 한국이 이길 것이나 단기적으로 볼때 엄청난 희생으로 승자도 패자도 없게 된다. 북한이 이러한 비극적 착오를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한미군철수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
­최근 용산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전부 한국정부가 부담키로 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부당하지 않은가.
『지난 88년 기지이전협상이 시작될 때부터 이런식으로 논의됐다. 미군의 해외주둔은 광의로 해석하면 미국자신을 위한 것이며 본토주둔보다 경비가 적게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따라서 최소한도로 이전비용을 줄일 생각이다. 그러나 빠른 시간내에 완전이전은 어려울 것이다.』
­한국은 지난 40년동안 대미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하다 겨우 4년전부터 흑자를 기록했으며 일본과 비교해 볼때도 흑자폭이 상당히 적다. 그런데도 농수산물 수입개방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농촌의 어려운 실정등 한국측 사정을 잘알고 있다. 그러나 양국간의 공정한 자유무역도 중요하다.』
­광주문제에 대해 미국은 왜 10년동안 침묵하다가 나중에야 「몰랐다」고 말했는가.
『처음부터 「몰랐다」고 말했으나 일반 한국민들에게 공표되지 않았다. 당시 미국은 가능한 광주사태를 막으려 노력했지만 그 노력이 알려지지 않았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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