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 '손맛' 세계에 뽐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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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요리를 배우고 있는 대학생이 프로 요리사들을 제치고 세계 요리대회 정상에 올랐다.

대전 배재대 외식급식경영학과 4학년 박종민(26.사진)씨는 4~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크렘린 컬리너리컵 세계요리대회(IKCC)' 개인전 '육류 부페(6인분)' 부문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4년마다 열리는 독일요리올림픽에 이어 둘 째로 권위있는 국제요리대회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회에는 32개국 프로요리사 500여명이 참가, 국가 대항전과 개인전 12개 부문에서 실력을 겨뤘다.

박씨는 삼겹살(동파육).토끼고기(햄).돼지껍데기(찜).소안심고기(스테이크) 등 4가지 주요 재료를 활용해 4가지 요리를 선보였다.

심사위원들은 "한국의 특성이 있는 재료를 이용해 만든 여러 가지 음식이 잘 조화된 데다 재료처리가 깔끔해 프로 요리사 작품을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박씨는 "처음 출전한 세계대회에서 너무 큰 상을 받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한식을 기본으로 한 퓨전요리 분야를 공부해 이 분야 최고의 요리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회체육을 전공하다 자신의 요리실력을 뒤늦게 발견하고 전공을 바꿨다. 군복무 시절 취사반에 지원나가 돼지고기 두루치기 요리를 만들어 동료 병사와 선임하사에게 제공한 것이 계기였다. "취사병이 만든 요리보다 훨씬 맛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고 한다. 이에 용기를 얻은 그는 전역한 뒤 아예 전공을 바꿔 같은 대학 외식급식경영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1년간 휴학, 유명 레스토랑에서 서양요리도 배웠다. 이번 대회 3개월 전부터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학교 실습실에서 연습을 했다.

그는 4월에 열린 '2006 서울국제요리대회'에서 은메달을 받았고, 광주에서 열린 '2005 국제식품전'과 '2005 광주김치대축제'에서 각각 금메달과 농수산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배재대 3학년인 박회문.홍재민 학생은 '6종 에피타이저(식전요리)' 부문과 '메인 3종(4인분)' 부문에서 각각 은메달을 차지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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