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식당 부산해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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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부산에는 생선횟집이 많다. 바닷가 해안선을 따라 횟집이 연이어 있을 정도다. 그만큼 부산사람은 생선회를 좋아한다. 며칠동안 생선회를 대하지 못하면 입안이 궁금하다는 것이 이곳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생선회의 맛은 고기의 선도와 어종, 그리고 초장맛으로 그 맛깔을 달리할뿐 어느 집의 것이나 거의 같다. 그래서 찾아드는 단골은 생선회 그 자체의 맛 외에도 주위의 풍취가 자아내는 정취에 좌우되는 수가 많다. 태종대주변의 횟집들은 그 주변 바닷가가 주는 풍취에 정취가 곁들이고, 광안리는 또 그 나름대로의 분위기가 멋을 자아낸다.
나는 횟집으로 가기 좋아하는 손님이 찾아오거나 내 몸이 바다와 생선회를 그려 안달을 일으킬 때면 해운대로 간다. 해운대의 바닷바람을 쐬면서 찾는 해운대구 중동에 있는 시장거리의 생선회센터는 나에게 즐거움을 준다. 해수욕장 바로 이웃 반지하실에 50여개의 횟집이 들어서 있는 이 생선회 센터는 한사람당 4천∼5천원이면 포식할 수 있는 그런 집들이다. 그 많은 횟집 가운데도 내 발길이 멎는 곳이 바로 부산식당(051(743)4643)이다.
이집 아주머니는 젊은 날의 문학지망생이자 문학애호가였다. 이미 유명을 달리한 소설가 이선생, 수필가 박선생, 사인 김선생등을 따랐고, 그분들도 그녀가 삶의 뜻이 여의치 않아 15년전부터 이곳에 생선횟집을 차리자 도다리·게레치·숭어회를 찾아 이곳으로 발걸음을 자주했다.
이때문에 이 집은 늘 문학얘기가 풍성하고 부산시내 글쟁이들이 향수에 젖는 곳이 됐다.
생선회와 그녀의 일품요리인 매운탕에 소주를 곁들이고 다시 해운대 백사장을 거닐며 문학얘기들로 꽃을 피웠던 그분들과의 지난날이 되새겨져 이집은 어느새 마음의 고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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