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정년 연장시킨 것도 수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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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스스로 연기자로서 계속일을 하는것이 숙명적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아직 완전히 건강회복이 된 것도 아니고 소송사건도 마무리되지 않아서…』라며 말끝을 흐리는 탤런트 오미연씨(38).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2년반 이상 TV 화면에서 볼 수 없었던 오씨가 역경을 딛고 조용히 재기에 나섰다.
오씨의 사고로 MBC-TV의 인기 홈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에서 그녀의 따뜻한 연기를볼 수 없었던 시청자들은 MBC의 6·25특집극 『6월의 동화』(유시춘극본, 김하구연출)에서가난한 동화작가의 아내로 나오는 그를 다시 볼수 있게 됐다.
4개월된 태아와 함께 당한 악몽같은 사고는 87년12월17일 일어났다.
『탤런트에겐 생명과도 같은 얼굴에 심한 상처를 입었고 수술후 법정에서도 65%밖에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판정나 목숨은 건졌어도 이젠 모두 끝났구나 하는 심정이었죠.』
사고때문에 딸 예원이는 8개월된 미숙아로 태어나야 했고 머리속에 물이 차게되는 뇌수증에까지 걸려 몸속에 삽입된 펌프로 평생동안 주기적으로 물을 빼내야 하는 고통을 치러야만한다는 것.
『기나긴 사건 소송과정에서 여자 탤런트의 위상을 재정립시키고 정년을 50세가 아닌 60세로 인식시킨 것도 예기치 못한 경험이었어요.』
얼굴의 상처를 완전히 회복시키기 위한 대수술을 계획하고 있어 사고의 파장은 아직 계속되고 있으나 『연약한 여자가 의외로 굳건한 여인이 된 것이 고통을 겪은 뒤의 수확』이라고 오씨는 힘주어 말했다. <채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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