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모차르트 2백주기 지구촌 기념 연주회 "선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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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세계음악계에서 가장 널리 각광받는 모차르트의 2백주기(91년 12월5일)를 앞두고 국내는물론 전세계적으로 그의 작품 연주 선풍이 벌써부터 일고있다.
이경숙(연세대)·김승희(숙명여대)교수가 이미 모차르트의 피아노소나타 19곡 전곡 연주시리즈를 끝낸데 이어 이봉기교수(전남대)도 4일 이 소나타전곡 연주에 도전, 91년11월까지 5회에 걸쳐 완주할 계획이다. 베데스다현악 4중주단은 5일 「모차르트의 밤」을 가졌고 서울 심퍼니오키스트라도 호암아트홀(13일)에서 『피가로의 결혼』서곡, 『바이얼린협주곡 제3번』등 모차르트의 작품들만으로 무대를 꾸몄다.
대표적인 실내악연주단체들도 각각 모차르트축제를 기획, 서울신포니에타는 7월말부터 1주일동안 경기도가평군청평 환타피아 수상홀에서 모차르트의 작품들만 집중적으로 연주한다.
한국 페스티벌 앙상블은 이미 지난 87년 모차르트 축제를 열었으므로 모차르트의 기일인 오는 12월5일 일종의 기악모음곡 형태로 희유곡이라고도 불리는 디베르티멘토들로 기념연주회를 꾸밀 예정이다. 서울바로크합주단은 바이얼리니스트 김영욱씨와 협연으로 12월 3, 8일 모차르트의 바이얼린협주곡 전5곡을 모두 연주하며 이어 각지방 순회연주회도 갖는다. 김씨는 최근 크리스토퍼에센 바흐가 지휘하는 런던 심퍼니와의 협연으로 모차르트 바이얼린협주곡 전곡을 CD로 출반했다.
바이얼리니스트 김남윤교수(서울대)도 미국 매니지먼트사 주선으로 모차르트 2백주기에 맞춰 바이얼린협주곡 전곡을 5장의 CD로 만들기 위해 7월 체코의 교향악단과 협연, 녹음작업을 모두 마치게 된다.
전세계적으로도 모차르트의 탄생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매년 대대적으로 열리는모차르트주간 행사나 잘츠부르크축제외에 벨기에의 플랑드르축제 역시 올해의 주제를 「모차르트를 생각하며」로 잡는 등 이미 모차르트붐이 일고 있다.
또 91년 모차르트기념음악제를 열기 위한 준비가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는 91년1월부터 92년8월까지 20개월동안 3백67곡의 관현악작품, 92곡의 종교음악, 21곡의 오페라, 2백16곡의 가곡 및 피아노독주곡과 소나타, 30곡의 피아노협주곡, 25곡의 바이얼린 및 목관·금관협주곡등 8백여곡의 모차르트작품이 모두 연주되는 세계최대의 음악제를 펼친다.
뉴욕필·메트러폴리턴오페라등 링컨센터의 12개 전속단체와 세계적 교향악단 및 연주자등이 총출연하고 모차르트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기 위한 심포지엄등도 열리는 이 모차르트 2백주기 기념음악회에는 뉴욕 한인교향악단(지휘 심경흠)도 6회에 걸쳐 참가해 바이얼리니스트 강동석씨, 피아니스트 이경미·한동일·장혜원씨등과 협연무대를 갖는다.
5세때부터 작곡을 시작해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을 남겼으며 하이든과 함께 고전파 양식을 확립시킨 음악의 천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사후2백년이 흐른 지금 그의 아름다운 음악은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음악평론가 이강숙교수(서울대)는 『음악인들이 자신들아게 익숙한 음악만을 좋아하고 최고로 여겨 되풀이 연주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연주에만 열을 올릴게 아니라 이런 기회에 세미나등을 통해 모차르트음악에 대한 연구·검토작업이 범행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연주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나 필요성을 갖고 있으며, 연주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어떤 방법으로 연주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살펴봐야한다는 것이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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