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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발레콩쿠르 정상 오른 박세은양 베이징 대회 2등 '몸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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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차세대 발레 기대주 박세은(17.서울예고 2년)양이 연거푸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7월 세계 4대 발레 경연대회 가운데 하나인 USA 발레콩쿠르(일명 잭슨 콩쿠르)에서 금상 없는 은상을 수상한 데 이어 8일 폐막한 제1회 베이징 국제 발레 경연대회 16~19세 부문 2등에 올랐다. 베이징 대회는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문화예술의 대외적 위상을 향상시키기 위해 만들고 있는 문화행사의 하나로 올해 창설됐으며 18개국 52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이 대회 심사위원장인 잉글랜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매츠 링바스쿠그는 "박 양은 뛰어난 기량 뿐만 아니라 당당한 무대 매너로 공주와 같은 기품을 잘 표현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박 양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불리한 신체조건을 딛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 다니던 국립발레단 문화학교에선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유급을 당하기도 했다. 예원에 진학해서도 140㎝에 못 미치는 작은 키(지금 그의 신장은 167㎝)와 또래들에 비해 떨어지는 기량 때문에 최하위 클래스를 전전해야 했다.

작품 참여는 꿈도 못 꾸고 그저 바(bar)를 잡고 똑같은 동작만 반복해야 했다. 불리한 신체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 만의 비밀노트에 작품 순서를 빽빽이 적어가며 달달 외우고, 연습실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 연습하는 '악바리' 기질이 현재의 그를 만든 것이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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