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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수 차두리 A매치선 '글쎄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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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수비수 차두리'는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나.

수비수로 국가대표 간 경기(A매치) 데뷔전을 치른 차두리(26.마인츠)에 대한 평가가 무성하다. 차두리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가나와의 친선경기에 오른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빠른 발을 활용해 가나의 측면 공격수를 마크했고, 간간이 공격에도 가담했다. 하지만 동료와의 협력 수비에서 문제점을 노출했고, 공격으로 연결하는 패스도 부정확했다. 가나전을 지켜본 수비수 출신 지도자들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차두리와 같은 오른쪽 수비수 출신인 박경훈 청소년대표(17세 이하) 감독은 "자신감 넘치고 파괴력 있는 플레이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비에 대해서는 "상황을 예측하는 판단력, 동료와 호흡을 맞추는 커버 플레이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 박성화씨도 같은 지적을 했다. 그는 "핌 베어벡 감독이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을 자제시켰다. 지나치게 수비에 치중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경기의 템포가 떨어졌고, 차두리도 그 흐름에 말려 패스 미스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박 전 감독은 "차두리는 스피드는 있지만 보폭이 크고 잔 스텝이 빠르지 않다. 수비수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빠른 방향 전환과 스텝을 익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차두리는 움직임이 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잘 적응했지만, 잔기술에 능한 가나 선수들을 막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장외룡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차두리에게 최종 수비 라인을 맡기는 것은 무리다. 포백 라인의 커버 플레이에서 구멍이 생겼고, 공격 전환 시에도 쉬운 패스를 실수해 흐름을 끊었다. 위치 선정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더욱 냉정한 평가를 했다.

가나전과 같은 플레이가 이어진다면 베어벡 감독의 지속적인 신뢰를 얻기 힘들다.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송종국.조원희(이상 수원), 오범석(포항) 등 '터줏대감'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11일 시리아와의 아시안컵 예선에는 뛰지 않기로 한 차두리는 9일 오후 독일로 돌아갔다. 그는 "가나전 세 번째 골(아사모아 기안) 같은 걸 먹어 보기는 처음이다. 수비 조직력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좋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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