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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 "런던 증시가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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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미국의 벤처기업들이 사베인 옥슬리법에 따라 각종 회계 기준을 강화하는데 적잖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영국의 중소.벤처기업 전문 주식시장인 AIM(대체투자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나스닥의 경우 회계감사 등과 관련된 비용이 연 평균 230만 달러에 달하는 데 비해 AIM은 9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 런던증권거래소는 최근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쉽게 하기 위해 AIM의 상장 요건을 크게 완화했다. 영국 정부도 거래 주식에 대해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실리콘 밸리에 본사를 둔 수십여개의 벤처기업들이 AIM 상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전문 변호사인 게리 벤튼은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이 최근 들어 런던 증시 상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주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벤처기업 투자자들을 상대로 3차례나 설명회를 열었다"고 덧붙였다. 런던 증권거래소 관계자들도 지난해 6차례나 실리콘 밸리를 방문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AIM에 미국기업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OCZ는 6월 AIM에 상장해 93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상장 당시 122달러였던 주가도 지난달 말에는 183달러로 급등했다.

이 회사의 아서 냅 CFO는 "사베인 옥슬리법을 적용할 경우 우리 회사와 같은 소규모 벤처기업도 200만 달러 이상의 상장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영국의 AIM은 자금 조달이나 비용 절감 측면에서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1995년 개장한 AIM은 현재 1600개의 기업이 상장돼 있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총 1400억 달러에 달한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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