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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공원(분수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로키산맥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인디언마을 옐로 스톤이 미국의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것은 1872년이다. 그것은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기도 하다.
이처럼 국립공원제도를 처음 창안했다는 자부심때문인지,아니면 자연을 사랑하는 천성때문인지는 몰라도 미국이란 나라가 국립공원의 관리와 보존에 쏟는 정성은 대단하다.
그들은 국립공원 관리의 3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첫째는 자연은 파손됨이 없이 그대로 보존되어야 하고,둘째는 국민의 이용과 즐거운 휴양을 위해 보존되어야 하며,셋째는 공원내의 사업은 국가적 견지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내용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공원은 사람의 휴식을 위해 필요하지만 그보다도 자연보호는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국토가 넓고 자연자원이 풍부한 미국이 하물며 이러한데 손바닥만한 땅덩이를 지닌 우리의 실정은 어떤가.
엊그제 신문을 보면 서울 시민의 휴양처인 북한산국립공원 진입로 일대가 초호화판 빌라건축과 갈비집등으로 산과 녹지대가 마구 파헤쳐지거나 훼손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서울올림픽때 세계에 자랑했던 그 아름다운 올림픽공원안에 난데없이 갈비집이 들어선다는 얘기도 있다.
공원을 더 확충은 못할망정 애써 가꾸고 보존해온 것마저 이처럼 훼손되고 있는데도 당국은 강건너 불구경하 듯 하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의 공원관리에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다. 특히 전국 20개소에 산재한 국립공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통계를 보면 82년 1천6백만명이었던 국립공원 이용자가 89년에는 4천3백만명으로 늘어났다. 쓰레기도 매년 20%씩 불어나 89년에는 2만3천t이나 되어 산과 계곡이 온통 쓰레기 집하장으로 변하고 있다.
그동안 도로,숙박,상가,위락,주차시설 등 건설위주의 공원개발은 결국 모든 국립공원을 먹고 마시는 향락장소로 만들어 버렸다.
따라서 국립공원관리는 외국의 예와 같이 산림자원을 포함한 자연자원보존에 노하우가 있는 부서가 맡는 것도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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