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앞서 전쟁상처 되살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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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비록 동족끼리 피를 흘렸던 상잔이었지만 그 전장에서 군인으로서 공을 세운 사실이 뒤늦게나마 확인돼 최근 37년만에 미정부로 부터 지각 무공수훈심자훈장과 3개의 항공훈장을 받은 김필정씨 (60·예비역 공군대령).
그는 『그러나 기쁨보다 오히려 전쟁의 아픈 상처가 되살아날뿐』이라고 했다.
전갱기간중 공군제10비행단소속 머스탱(F51) 조종사였던 김씨는 53년2월 미정부가 주는 훈장수상자로 결정됐으나 막바지 전투에 매일 쇨새없이 출격하느라 시상식에 참석치 못해 훈장을 받지 못했었다.
김씨는 올해초 공군출신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용후공군참모총장을 만나 당시 얘기를 나누던중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정총장의 주선으로 주한미대사관에서 도널드 그레그주한미대사로부터 훈장등을 받은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전투는 강원도 도곡리 협곡다리 폭격입니다. 유엔공군이 중부와 동부의 산간에 있던적의 주요보급로인 이 다리의 폭파를 수십차례나 시도했지만 실패, 우리공군이 80여차례 출격끝에 간신히 파괴하는데 성공했지요.』
그가 네차례나 출격했던 이 작전은 나중에 영화 『빨간 마후라』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김씨는 휴전후에도 계속군에 남아 공지작전학교 교장등을 거쳐 70년 대령으로 예편, 대한항공 조종사로 근무하다 지금은 공군후배들이 경영하는 무역회사의 자문으로 있다.

<이만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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