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대학들 경쟁력 높이기 총력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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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전.충남지역 대학들이 제휴를 통해 다양한 생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공동 학점제.공동 기숙사 제도를 도입하는가 하면 자매 고교에 캠퍼스를 신설하는 대학도 있다.

◇ 경쟁 대학과 손 잡기=대전.배재.우송.한남 등 대전지역 4개 대학은 최근 우송대에서 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외국어강의 공동학점제 운영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 소속 외국인 유학생(대학원생 포함)은 이번 학기부터 협약을 체결한 다른 대학에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과목에 한해 학기 당 6학점(총 18학점)이내에서 수강할 수 있다. 이수한 과목은 자신의 소속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받는다.

현재 4개 대학 소속 유학생은 총 3백여명이나, 공동 학점제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대학별로 1백여명을 추가 유치할 계획이다.

우송대 이달영 홍보협력처장은 "영어 수업이 안 되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가 힘든 실정"이라며 "이번 협약은 이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목원대 등 일부 대학은 대전시와 함께 비용을 부담, 외국인 유학생 공동 기숙사를 건립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 이색 교육과정 개설=대전 우송대는 2년간 우송대에 재학한 뒤 3학년 때 외국 자매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학위를 받는 국제유학부(미국.일본.중국)를 신설, 올해 정시모집을 통해 90명(각 과 30명)을 뽑는다.

이 학부는 유학 갈 외국 대학의 1~2학년 교육과정을 국내에서 그 대로 공부하고 강의도 대부분 원어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2년간 국내 대학 교육과정을 밟은 뒤 3학년 때 교환학생 등의 자격으로 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기존 '2+2'제도와는 다르다.

배재대도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올해 한국어학과를 신설, 이번 정시모집에서 20명을 선발키로 했다.

공주대는 최근 국내 최초로 만화영상학 박사과정을 개설, 다음달말부터 학생(정원 4명)을 뽑는다.

◇ 고교에 캠퍼스 건립=대덕연구단지에 있는 대덕대학은 같은 법인(창성학원) 산하 대전여상 구내에 일부 학과를 이전하는 이른바 '시티캠퍼스'건립을 추진중이다. 고교 옛 건물과 일부 주차장터에 별도의 캠퍼스 건물을 지어 일부는 대전여상 교실로, 나머지는 대학 강의실로 사용할 계획이다.

대학측은 시티캠퍼스에서 대전여상 학생이 한 학기 동안 실습교육을 받은 뒤 대덕대에 입학하면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기순 기획팀장은 "우수한 신입생을 미리 유치하고 어려움에 처한 실업계 교육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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