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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표 한ㆍ소관계 설명(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측 실무팀 2명 열흘전 소련에
샌프란시스코의 한소 정상대좌를 앞두고 1일 저녁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과 30분간 단독회동를 가진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은 상도동 자택으로 돌아와 한소정상의 금년내 교환방문 추진사실을 밝혔다.
단독회동후 박준규ㆍ김재순 신구국회의장,김종필ㆍ박태준최고위원도 참석한 만찬에서 막걸리와 마주앙을 곁들인 탓에 약간 홍조를 띤 김대표는 정상회담 성사과정을 비화를 섞어 가볍게 설명. 김대표는 그후 2층 서재로 올라간 뒤 곧바로 다시 인터폰으로 기자들에게 『고르바초프대통령이 금년중에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중대사실을 공개.
그는 배경설명 요청이 있자 다시 응접실로 내려와 『지금까지 비밀로 했는데… 나의 얘기로 써도 좋다』며 작심한 듯 상세히 설명했는데 청와대회동에서 김대표의 이같은 정상회담 배경설명에 사전협의가 있었는지는 불분명.
다음은 김대표와의 일문일답.
­양국정상이 언제 상호방문하는가.
『노대통령에게만 얘기했다. 전체적으로 볼때 멀지않은 장래에 노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이다. 동시에 고르바초프대통령도 연내에 서울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교환방문과 수교등의 순서는 어떻게 되는가.
『이미 지난 3월 내가 모스크바에 갔을 때 소련측 주요인사들과 노대통령의 방소문제를 얘기해 놓았다. 그 절차는 양국수교가 이뤄진 뒤 노대통령의 방소,다음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방한하는 순서가 될 것이며 모두 연내에 이뤄질 것으로 안다.』
­내년 5월 고르바초프가 일본을 방문할 때 방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고르바초프 방한은 그것과 별도로 이뤄지는 것이다.』
­수교시기는 언제쯤으로 보는가.
『연내에 국교정상화가 될 것이고 6월이냐 9월이냐 할 수 있겠으나… 내가 소련갔을 때 연내수교에 원칙적으로 합의하지 않았느냐.』
­교환방문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이번 회담에 결정적 역할을 한 프리마코프연방회의의장을 지난번 방한초청했더니 딸과 함께 오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오면 모든 문제를 우리와 협의할 것이다.』
­정상회담성사에는 소련지도부의 누가 관여했는가.
『정상회담은 프리마코프의장,야코블레프 공산당정치국원,브루텐스 중앙위국제부수석 부부장,도브리닌 대통령외교고문 등 최소한의 인원이 참여,극비에 이뤄졌다.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도 몰랐던 게 거의 확실하다. 도브리닌고문이 수반회의 참석차 한국에 「밀사」자격으로와 통고했으며 다른 사람이 끼지 않았다.』
­청와대에서는 도브리닌이 아니라는데.
『도브리닌외 다른 밀사는 없다.』
­현재 실무차원에서 무슨 협의가 있는가.
『이미 10일전에 모스크바에 두 사람을 보냈다. 국회의원은 아니고 「별도팀」으로 본인과 수시로 연락중이다. 또 고르바초프대통령의 개인참모역을 하고 있는 이그나텐코 뉴타임스편집장이 곧 서울에 온다.』
­오늘 노대통령과 무슨 얘기를 했느가.
『이번 양국 정상회담은 역사적 큰 획을 긋는 대사건이라고 했고 여런 논의를 했다. 그리고 내가 만난 고르바초프의 인상과 스타일을 얘기해줬다. 우선 고르바초프는 자신만만하고 실질적이고 행동적인 사람이라고 얘기를 했다. 그는 내가 수교를 하자고 제의한 데 대해 「수교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대담하게 말했었다. 또 고르바초프는 키가 나하고 비슷하고… 고르바초프는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으니 마음 편하게 임하라는 얘기를 했다.』<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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