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대폭 인상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은 가운데 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이 여전하다.
다음달 4일 청약신청을 받을 예정인 서울10차 동시분양아파트(12개 단지 6백8가구 일반분양) 분양가의 경우 비슷한 지역에서 한 달 새 최고 2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 가운데 분양가가 가장 높은 단지는 강남구 역삼동 영동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대우건설 역삼푸르지오. 24평형 일반분양가는 4억5천여만원으로 평당 1천8백80만원이다.
지난 4차 때 서울 동시분양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보인 인근 도곡동 주공1차 재건축단지 26평형 분양가(평당 1천6백만원)보다 높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에서 관리처분총회 때 정한 분양가보다 낮췄다"며 "주변 시세보다 높은 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관계자는 "그동안 분양된 단지들이 평당 1천6백만원 이하였는데 많이 올랐다. 분양가 인하 권고 공문을 보냈고 더 낮추지 않으면 국세청에 통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파구 가락동 쌍용건설 아파트 32평형 분양가는 4억9천만~5억원으로, 8차 때 인근 오금동 남광토건 같은 평형(4억1천여만원)보다 두달 새 8천만원 이상 뛰었다. 44평형(7억2천여만원)은 9차 때 오금동 남광토건 52평형(7억여만원)보다 비싸다. 한달 동안 평당 1천3백여만원에서 1천6백여만원으로 22% 오른 것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땅값이 비싸 토지매입비 비중이 크다"고 해명했다.
강동구 단지는 평당 1천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천호동에 지난 8차 때 나온 예전건설 30평형이 평당 9백만원이었는데 이번에 분양되는 삼호 32평형은 1억1천만~1억2천만원으로 평당 1천1백만~1천2백만원이다. 두달 새 인상 폭이 40% 이상이다.
서울 동시분양 분양가를 평가하는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도 이번 10차 때 나오는 12개 단지 가운데 8개 단지의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주변 시세보다 높다며 분양가 인하를 서울시에 요청했다.
지난 22일부터 청약접수에 들어간 인천 5차 동시분양 물량 중 계양구 효성동 금호어울림 32평형 분양가는 주변 최고 시세보다 1천만원 이상 비싸다. 23평형 분양가(1억3천2백만원)가 인근에서 가장 최근인 지난해 8월 입주한 유승와이드빌 26평형(1억1천만~1억2천만원)보다 1천만~2천만원 비싸다. 32평형도 주변에서 가장 비싼 현대4차 33평형(1억7천5백만~1억8천만원)보다 2천만원 가까이 비싸다. 인근 K공인 박모 사장은 "고속도로와 가까워 금호의 입지여건이 다른 단지보다 떨어지는데도 분양가는 오히려 더 비싸다"며 "재건축 사업성과 고도제한 때문에 분양가를 높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도 비슷하다. LG건설은 지난 5월 경기도 양주군 양주읍 삼숭리 202번지 일대에 LG양주자이 1차분 2천8백64가구를 분양한 데 이어 최근 2차분 2천43가구 중 7백42가구를 내놓으면서 분양가를 평균 7%가량 올렸다. 한꺼번에 매입해 놓은 부지에 아파트를 1, 2차로 나눠서 분양했을 뿐인데 32평형의 평당 분양가는 1차 때 4백10만원에서 2차때 4백40만원으로 30만원이 올랐다.
안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