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미군유해 5구 송환/한ㆍ미­북한 관계개선에 실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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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서 미 인수단에 인도
【판문점=이만훈기자】 한국전쟁중 북한지역에서 실종됐던 5구의 미군유해가 28일 오전 11시 판문점에서 북한측에 의해 미국측에 인도했다.
이번 미군유해 반환은 북한이 54년 8월17일 포로수용소에 수감중 사망한 미군 1천8백69명을 포함,유해 4천23구를 인도한 이래 36년만에 이뤄지는 일이다.
이날 판문점 유해송환장에는 27일 특별기편으로 내한한 미 하원원호위원장 소니 몽고메리의원(민주당ㆍ미시시피출신)등 미 의원 8명(민주4ㆍ공화4)과 리처드 애덤스 한국전참전협회장,토머스 그레고리 미 실종포로위원회수석부의장 등 미측 인수단을 비롯,군사정전위 유엔군측 관계자등 백여명이 참석했다.<관계기사3면>
이날 인도된 유해는 북한측이 마련한 대형운구차에 실려 오전 10시50분쯤 판문점에 도착,오전 11시 송환장인 중립국감독위 사무실옆 빈터로 옮겨져 1시간15분의 의식을 거쳐 미국측에 인도됐다.
미국측은 유해를 29일 미공군특별수송기(C­141)편으로 하와이에 있는 미 육군 신원확인소(USAIL)로 옮겨 정확한 신원확인을 한 뒤 유가족을 찾아 인도할 계획이다.
미국측은 5구의 유해중 2구의 신원은 북한측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가족들의 동의없이는 밝히지 않는다는 관례에 따라 이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유해인도는 지난해말부터 지난달 26일까지 8차례에 걸친 북경주재 양국 대사관의 참사관급 접촉에서 합의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국제외교관계자들은 앞으로 미ㆍ북한간의 관계개선은 물론 남북한간 긴장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인도식이 끝난 뒤 몽고메리의원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유해반환이 미ㆍ북한간및 한반도 긴장완화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에 따르면 한국전쟁중 미군피해자는 사망 3만3천6백29명ㆍ부상 10만3천2백84명ㆍ포로 3백89명ㆍ실종 8천1백7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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