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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알래스카 문명에 때 안묻은 자연의 신비 만끽 &7빙산·오로라·에스키모의 고장|곳곳에 강·호수…낚시·사냥꾼 천국|데날리 국립공원선 야영도 즐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애비를 잊어버려/에미를 잊어버려/형제와 친척과 동무를 잊어버려/알래스카로 가라/아니, 아라비아로 가라…』라는 시구가 있다.
여기에서 왜 하필 알래스카가 등장하고 그것도 첫번째 지명으로 언급되었는지 분명히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아주 멀고 또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상징한 듯 싶다.
우리나라 면적의 10배에 가깝고 미 본토의 5분의1이나 되는 이 넓은 땅덩어리는 세계역사에 기록될만한 부동산투기(?)의 결과로 미국의 영토가 된 곳이다. 불과 1백20여 년전인 1867년 미국의 국무장관이던 슈어드씨가 당시 7백2O만 달러로 이 땅덩어리를 소련으로부터 사들였던 것이다.
아무튼 미 합중국의 49번째 주로 에스키모말로 「거대한 땅」이라는 뜻을 가진 알래스카는 미국에서는 최후의 프런티어라고 일컬어질 만큼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의 상징으로 손꼽히고 있다.

<천연자원의 보고>
물론 외관상으로는 강풍이 휘몰아치는 불모의 땅이 대부분이지만 금·은·동을 망라한 풍부한 광산자원, 매장량이 무진장한 석탄·석유·천연가스 등 가위 천연자원의 보고라는 표현이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이 풍부한 자원은 주정부의 수입원이 되고있어 주민들이 소득세를 납부하는 대신 한때 이익배당금을 받았을 정도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자원보다는 끝이 없이 이어지는 삼림과 1년 내내 눈으로 덮여있는 높은 산, 그리고 수를 셀 수 없는 호수와 강, 한여름에도 섭씨15도의 시원한 기후, 그리고 북극곰·물개· 고래·바다표범·뿔사슴·산양 등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문명이 파괴시키지 않은 자연의 신비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알래스카다.
알래스카의 북쪽에서는 또 우주의 장관중 하나인 오로라(극광)를 볼 수 있다.
거대한 탐조등처럼 아래·위로 움직이며 여기저기를 밝게 비추는 광채는 수천마일 밖으로 퍼져 나가기도 해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알래스카로 가기 위해서는 미국 또는 캐나다여행길에 들르는 방법이 보통이나 요즈음은 이곳만의 관광을 위해 개설된 대한항공 전세기편이 많이 이용된다.
많은 여행사들이 최근 들어 알래스카여행을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개발 대규모 관광단을 모집하기도 해 어렵지 않게 알래스카관광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알래스카관광의 거점도시인 앵커리지국제공항은 유럽과 극동아시아를 연결하는 세계최북단항공센터의 역할을 해봤으며 특히 공항면세점 같은 곳에서는 한국인이나 일본인도 전혀 의사소통에 불편을 겪지 않을 정도.
동시에 앵커리지는 알래스카철도의 중심지이자 대륙으로 가는 고속도로의 관문이다.
여기에서 우리에게 갈 알려진 매킨리산이 있는 데날리 국립공을 거쳐 페어뱅크스로 가는 코스가 일반적인 관광노선이다.
낚시꾼이나 사냥꾼에게 알래스카는 한마디로 전국이다. 3천여 개의 강, 숱하게 널려 있는 호수, 미 본토의 해안선을 모두합친 것보다 긴 5천km가 넘는 해안선 때문이다.

<연어떼 모습 장관>
특히 산란철이면 강을 가득 메우며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떼의 습은 말만 들어도 낚시꾼들을 미치게 한다.
낚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허가증은 낚시터나 스포츠용품 점에서 유효기간에 따라 다른요금을 내면 쉽게 구할 수 있다.
겨울철 여행객들은 11월부터4월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앵커리지에서 약60km 떨어진 엘리에스키장은 알래스카에서 가장 큰 곳인데 1천5백m 이상의 슬로프를 오르내리는 리프트가 4개나 된다.
알래스카 원주민은 대개 세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에스키모· 인디언· 알류트 등이다.
에스키모인들은 흔히 이글루라는 얼음집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알래스카에서는 얼음집을 볼 수 없으며 이글루의 뜻도 그냥 「집」이라는 뜻이다.
사냥이나 이동을 위한 여행 중에 추위나 폭풍을 피하기 위해 임시로 얼음집을 만드는 것이 잘못 전해진 것이다.
지역적으로도 알래스카는 크게 동남부·서남부·중남부·대륙·북극권 등 5개로 나눠지고 또 제각기 다른 특색을 가진 광대한 땅이다.

<길가에 곰·산양>
▲앵커리지〓서울에서 약 7시간, LA에서 약5시간 거리의 알래스카 최대도시. 1964년 지진으로 크게 파괴된 이후 새 모습으로 가꾸어 전미국도시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알래스카관광의 출발점이 되는데 페어뱅크스까지 비행기로 45분, 자동차로 8시간쯤 걸린다. 가는 도중에 매킨리산 언저리를 둘러볼 수도 있다. 앵커리지 역사박물관은 꼭 봐야 할 곳인데 원주민의 예술과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다.
▲페어뱅크스〓알래스카에서 두 번 째로 큰 도시로 내륙의 중심지. 골드러시 시기였던 1900년대 초에 세워진 도시로 약 10km 떨어져 있는 에스더에 가보면 당시의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다. 대학박물관에서는 기원전후의 원주민 수공예품을 볼 수 있으며 여름철 1년 중 가장 해가 긴 날에 열리는 야구시합도 가볼 만하다. 밤 12시에도 태양이 공증에 떠있어 나이터 시설이 필요 없다.
▲북극권〓1년 중 한달 이상해가 지평선 아래로지지 않는 백야가 계속되는 북극권 4O여km 위의 도시 카체부, 세계에서 제일 큰 에스키모 부락 배로 등이 가볼 만 한 곳. 배로에서는 단체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는데 원주민들의 수세공품장에서 에스키모인들과 직접 물건을 흥정해 보는 것도 즐겁다.
▲데날리립공원〓공원 입구에서 매킨리산 밑의 원더 레이크까지 백4O1km의 도로가 나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원이다. 공원도로를 운행하는 관광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곰이나 산양 같은 짐승을 만나게되는데 캠핑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희망하기만 하면 중간아무데서나 내려주기도 한다. 매킨리산은 해발 6,194km의 높이로 북미대륙의 최고봉. 우리에게는 고상돈씨가 등반을 마치고 하산하다 생긴 사고로 널리 알려진 바 있다.
백 준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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