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찬형.유흥섭.최제남. 이들 세 작가는 북한의 대표적인 원로 예술가단체인 송화미술원 소속으로 유화의 대표주자다. 대동강.순화강.무포 등 북한의 강과 자연이 주된 소재이지만 작품은 세련된 붓터치와 색감으로 이국적인 느낌마저 자아낸다. 인상주의 화풍을 캔버스에 고스란히 살린 최제남(71) 작가는 모스크바 유학파 출신. 그의 '노을 비낀 대동강'(사진)은 마치 모네의 작품을 맞닥뜨린 듯 아련하고 아름답다. 2001년 타계한 공훈예술가 송찬형은 노동자 계급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주로 그렸다. 이번 전시작 중 유일한 선전화 '쇠물빛'은 노동자의 힘찬 모습을 담백하게 담고 있다. 공훈예술가와 인민예술가 칭호를 부여받으며 북한 미술계에서 최고의 영예를 누린 유흥섭 작가의 작품에선 한 폭의 무대와 같은 북녘의 아름다운 정경이 녹아있다.
북한에서 이들 작품을 들여와 전시를 올린 신동훈 조선미술협회 회장은 "서양의 유화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우리의 민족적 정서가 잔잔히 배어있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치열한 예술혼을 불태운 북한 작가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15일까지. 02-751-9653.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