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암등「서울세」맹위|은빛 대통령배 고교야구 올해의 주인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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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올 시즌 고교야구의 판도를 가늠하는 제2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정상 주인공은 어느 팀이 될것인가. 매년 대통령배대회는 시즌오픈으로 펼쳐져 상대의 전력이 파악 안된 상황이어서 예상을 뒤엎는 역전과 파란의 연속으로 제 고장팀을 응원하는 팬들을 한숨과 찬탄 속으로 몰아넣는다.

<잠수함 투수 대거등장>
이 대회는 항상 지방세가 강세를 보여 23회 대회를 치르는 동안 서울은 매년 가장 많은 팀을 출전시키면서도 우승고지를 밟은 팀은 선린상고와 서울고가 두차례씩 네차례에 지나지 않는다 <관계기사 22면>
그러나 이번 대회는 또다시 서울세의 부각과 대형 잠수함 투수들의 등장으로 특징지워질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우선 언더스로의 선두주자는 서울고 2년생 장진호 (장진호) .
지난해 가을부터 10게임에 출전, 8승2패를 기록하며 방어율 1.09를 마크하고 있다.
장외에도 경남고 박석진 (박석진·3년), 대전고 김기한 (김기한·2년) 세광고 엄대웅(엄대웅·3년) 등이 모두 사이드암투수들로 소속팀을 지역예선 우승팀으로 이끈 주역들.
따라서 언더스로 투수를 보유한 팀은 서로의 구질에 익숙해있어 승패는 타격전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서울세의 부상은 대진을 추첨하는 대표자회의석상에서 지방팀들이 서울팀과의 대결을 회피, 서울팀 분산계획을 거부하고 무작위 추첨을 결정한데서부터 명백히 입증된다.
게다가 지난 67년 이 대회가 창설된 이래 초기 8년 동안 여섯차례나 패권을 독차지했던 「경북고 독점시대」이후 대통령배는 서울과 영남·호남·중부권을 번갈아 순회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지난 85년 서울고가 2연패한 이래 5년만에 패권을 차지하려는 서울세의 부상은 시기적으로도 딱 들어맞는다.

<신일배터리 호흡척척>
서울지역에서 전력상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은 예선대회 우승팀인 충암고.
충암고는 3년생 좌·우완 송재용 (송재용)과 심재학 (심재학) 등 2명의 에이스가 마운드를 맡고 특히 심은 타격에서도 4할대를 꾸준히 유지하는 위력을 보이고 있다.
충암고는 팀 타격도 만만치 않아 서울시예선전에서 타격상을 받은 2년생 오규댁(오규택, 0.562)과 타점상의 최기문 (최기문·9점)이 버티고 있다.
충암고와 쌍벽을 이루는 서울세의 선봉장은 5년간 호흡을 맞춰온 조태상 (조태상)과 에이스 최장원 (최장원) 배터리가 이끄는 신일고. 또 우완정 통파로 슬라이더를 비롯, 변화구가 일품인 양정민 (양정민) 의 배재고도 만만치 않은 다크호스다.

<마산 5할 타자 2명>
지난 3월 고교야구사상 세번째로 사이클링 히트를 뿜어내 「도깨비 방망이」 라는 별명을 얻은 조경환 (조경환)의 서울고 역시 막강 타력을 앞세워 85년 대회 2연패(18,19회) 이래 정상탈환을 노리고 있다.
또 서울세에 도전하고있는 팀으로는 야구가 투수놀음임을 감안할 때 초고교급투수 위재영 (위재영) 이 버티고 있는 동산고를 빼놓을 수 없다.
청소년대표팀 에이스로 1백40km의 강속구를 구사, 고교시절의 선동렬(선동렬) 을 능가한다는 위는 1학년이던 88년엔 황금사자기를, 지난해에는 봉황기를 따낸데 이어 올해는 기필코 대통령배를 차지해 졸업선물로 삼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그밖에도 영남세를 대표하는 경남고는 언더스로 박석진을 비롯, 투수만도 11명을 보유하고 있는 투수왕국팀으로 타격만 불이 붙을 경우 대회 첫 우승의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경남고는 투수겸 5할대 타자인 강영수 (강영수)와 윤형석 (윤형석) 등 두 에이스를 앞세운 마산고와 1회전에서 격돌, 최대고비를 맞고 있다.

<부산 상위진출 노려>
한편 고교투수를 통틀어 위재영에 버금가는 대어급으로 이미 대학에서 스카우트가 끝난 것으로 알려진 1m85cm의 장신 투수 박보현 (박보현)의 춘천고도 영원한 복병(?) 대전고와 함께 올해의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다.
그밖에 부산고는 투·타의 핵으로 지난해 우승의 주역 강상수(강상수)가 졸업했으나 「두둑한 배짱」 을 트레이드마크로 삼고있는 맹장 조두복 (조두복) 감독이 펼칠 용병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인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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