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거액 외화 밀반출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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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주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사진) 전 태국 총리가 거액의 외화를 해외로 밀반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5일 영자지 더 네이션 등 태국 언론들은 익명을 요구한 태국 항공(TG)의 한 간부의 말을 인용, 탁신 전 총리가 이달 9일 핀란드를 공식 방문하면서 내용물이 불분명한 58개의 가방과 트렁크를 싣고 갔다고 보도했다. 탁신이 이용했던 비행기는 이례적으로 일주일 동안 핀란드에 머물렀으며 며칠 뒤에는 태국에서 또 다른 비행기가 56개의 여행용 가방을 싣고 핀란드에 도착했으며, 항공기 관계자들이 현지에서 탁신 전 총리와 접촉했다. 이 간부는 "탁신 전 총리와 그 일행은 비행기 한 대에 나눠 타고 유럽 몇 개 국가와 미국을 방문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며 또 다른 비행기가 올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렁크 내용물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외화일 가능성이 크다"며 쿠데타군이 구성한 민주개혁평의회에 이를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탁신 전 총리 일가의 재산은 올 1월 가족이 소유한 친(Chin) 그룹의 지주회사 '친코퍼레이션'의 지분 49.6%를 싱가포르 국영 투자기업 테마섹 홀딩스에 매각하고 받은 미화 18억7690만 달러(약 1조8000억원) 외에도 각종 부동산을 포함하면 3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태국 이민법은 해외 여행 시 5만 바트(약 126만원) 이상 현금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과도정부를 이끌 새 총리 후보는 찬차이 리킷찟타 현 대법원장 수파차이 파닛차팍 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쁘리디야톤 데와꿀라 중앙은행 총재, 아카라톤 쭐라랏 행정법원장 등 4명으로 압축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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