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절대강자-절대약자없는 혼전양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1∼2합씩 주고받아>
○…7개구단이 1∼2합씩 주고 받은 프로야구 초반승부는 절대강자도 없고 절대 약자도 없는 혼미의 양상이다.
총 45게임을 치른 현재 빙그레가 예상대로 강세를 보인 반면 해태·삼성등은 고비마다 덜미를 잡혀 상·하위권을 오락가락하고 있고 롯데·LG등은 상위권고수가 힘에 부치는 모습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롯데는 지난해(0.247, 7위)에 비해 팀타율이 크게 높아지는등(0.271, 1위) 득점력은 1위(75점)를 기록했으나 실책(18개·1위)이 많아 실점(62점)도 OB다음으로 많은 「외화내빈」에 시달리고 있다.
공격력을 표방한 서울의 LG·OB등도 타율0.219, 0.217등으로 보잘것없는 타력을 보이고있어 상위권 점프에는 힘이 부치는 양상이다.
타율(0.263, 2위)도 높고 홈런(19개)도 가장 많은 삼성이 이같은 와중에서 상위권을 고수하지 못하고 있는것은 코칭스태프가 문제라는 지적을 받을만 하다. 삼성은 약하다는 투수진도 방어율 3.57을 기록, 7개구단중 3위를 마크하고 있어 투·타의 밸런스는 그런대로 잡혀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같은 기록을 갖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있는 현실을 정동진(정동진)감독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삼성은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후속타불발, 작전미스등으로 7번의 만루찬스를 무산시켜 7패중 3패는 승리를 내팽겨친 꼴이다. 무사만루, 1사만루의 상황은 역설적으로 「점수가 나기 어렵다」는 통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프로야구의 경우 이런 찬스에서 대량득점이나 승점을 올리기위해 강한 동계 훈련을 실시하고 감독의 스타일에 맞는 선수들을 스카우트, 적절한 시기에 능률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은 찬스에 반드시 득점할 수 있는 선수기용·작전을 펼쳐 득점력을 높여야 상위권을 고수할수 있다는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만나는사람마다 자랑>
○…해태와 빙그레 사령탑의 자존심대결이 자못 흥미롭다. 88, 89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에 참패한 빙그레 김영덕(김영덕)감독은 올시즌 시작전부터 『타도해태, 특히 선동렬(선동렬)을 철저히 부수겠다』면서 전례없는 투지를 보였었다.
이결과 빙그레는 해태와 네번 싸워 네번 모두 통쾌한 승리를 거두었고 해대는 상대적으로 선동렬·김정수(김정수) 이강철(이강철) 조계현(조계현)등 1급투수들을 총동원하고도 패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실정이 됐다.
해태의 4연패는 물론 중심타자인 김성한(김성한)이 빠진데다 선동렬이 부진했기 때문이기도했으나 빙그레 김영덕감독의 철저한 대응작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평가가 더 적절하다.
일본유학파를 대표하는 김영덕감독과 국내파감독의 자존심을 짊어진 김응룡(김응룡)감독은 프로야구 최장수 감독, 승리를 몰고다니는 명장, 한국시리즈 우승감독등 「최고의 감독」 이란 명예를 놓고 라이벌관계를 이뤄왔다.
용병이나 작전스타일이 판이한 두 김감독은 현재까지 막강 해태를 맡은 김응룡감독이 기선을 잡고는 있으나 야구계의 평가는 약팀을 강팀으로 바꾸는 김영덕감독의 조련술에도 높은 평점을 매겨 총점에서는 비슷한 상황이다.
이런 라이벌의식에다 해태에 2년연속 참패한 쇼크가 응어리진 탓인지 김영덕감독은 지난8일 개막전에서 만루홈런을 맞고도 역전승한 사실이 크게 자랑스러운듯 그날 만나는 사람마다 불잡고 『5-2에서 선동렬이 나왔다면 끝난 상황 아닙니까. 그런데 빙그레가 뒤집었어요』라며 들뜬 모습을 보여 그의 기쁨을 짐작하게 했었다.
이에반해 김응룡감독은 『페넌트레이스에선 적당히 삼대하고 어차피 만날 한국시리즈에서 또다시 좌절의 쓴맛을 보여주겠다』며 느긋한 표정.
아무튼 빙그레가 해태를 상대로한 한풀이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흥미거리다.

<일찍 시들위헙 많아>
○…「롯데의 희망」 박동희(박동희)의 등판이 너무 잦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은 26일 현재 투수중 가장 많은 7게임에 등판, 3승1패2세이브를 기록하며 다승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의 투구는 비록 24이닝에 불과하지만 팀이 연패나 하위에 처졌을때마다 등판하는등 이틀걸이로 등판하고 있어 피로가 누적될 우려가 크며 이같은 등판간격이 계속될 경우 어깨에 무리가 와 일찍 시들위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의 잦은 등판은 마무리투수가 없는데다 시즌초반 태평양전등에서 지나친 승부욕으로 투수를 과다투입, 투수로테이션이 흔들렸기 때문.
박은 지금까지 한경기에서 5이닝이상을 던진적은 없으나 『투수들은 1이닝을 던지더라도 체력에 끼치는 영향은 같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오버페이스인 것만은 사실. <권오중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