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만 보급 속빈 학교컴퓨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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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유완영교수=컴퓨터 교육에서는 무엇(내용)을, 어떻게(방법) 가르쳐야 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컴퓨터교육의 개념을 명확히 해둘 필요가 있다.
컴퓨터교육은 「컴퓨터에 관한 교육」과 「컴퓨터를 통한 교육」이 고려돼야 하며 무엇을 가르치느냐는 문제에는 교육의 대상과 내용의 수준이 미리 규정돼야 한다.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하는 문제는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고 탐구하며 활용하는 방법과 함께 정보처리과정도 중요시 돼야한다.
이와함께 컴퓨터교육의 미래상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겠다.
미래는 정보·컴퓨터전공자중심의 새로운 엘리티즘이 전개될 것이므로 혜택을 받지못하는 그룹에 대한 대비책이 있어야한다.
◇한종하부원장=현재 각급 학교에 보급돼있는 컴퓨터는 10만여대에 불과하나 가정에서 소유하고 있는 것은 42만여대로 추정되고 있다. 1∼2년내에 50%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정에 보급된 많은 PC가 교육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대부분이 게임용으로 끝나고 만다.
보급된 PC의 94%가 8비트이며 16비트는 6%에 불과해 21세기를 내다본다고 할 때 앞으로 16비트 보급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교원연수의 구태의연한 교육방식도 고쳐야하고 연수서열도 젊은 교사위주가 돼야한다. 또 교원들의 S/W개발을 권장·보상하는 제도적 강치가 있어야 하겠다.
◇민경현사장=최근 5년이내에 구입된 1천5백억원어치의 8비트PC가 S/W의 부족으로 사장되고 있는데 누가 책임질 것인가.
컴퓨터는 어려서부터 취미를 갖게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려운 베이직(BASIC)부터 가르치는 것보다 창의력을 키우는 게임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은 순서이다.
컴퓨터 담당교사의 80%이상이 경력 1년미만 교사며 그나마 이들이 교육받은 것은 8비트 PC에 의한 베이직 정도다.
S/W개발 보급과 함께 전문교사의 양성과 확보를 위한 인센티브제가 도입되지 않는한 컴퓨터교육은 갈 되지 않을 것이다.
◇김영수교수=컴퓨터 교육은 우선 컴퓨터에 친숙하게 하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컴퓨터를 자신의 놀이도구로 사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컴퓨터는 또 학습도구로 사용돼야 한다. 글짓기를 위한 필기구, 그림일기를 위한 크레용, 또는 건반이나 실험기구로 컴퓨터를 이용할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과서나 참고서대용의 S/W만으로는 컴퓨터교육의 진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므로 양질의 S/W(코스웨어)가 시급히 개발돼야 한다. 각국의 교육용 S/W를 구비한 도서관을 만든다면 현장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송영식과장=그동안 교육개발원이 8비트용 37편, 16비트용 30편등 67편의 S/W를 개발했으며 금년에는 80편을 개발할 예정이다.
S/W가 중요하지만 현재 매우 부족하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한정된 예산에서 애로사항도 많다. 학교 교사는 물론 대학, S/W관련업체의 S/W개발참여문제를 검토중에 있다.
교육방법도 베이직위주에서 학습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환하겠다. 각 시·도에 1∼2개소뿐인 연수기관도 학생과학관등으로 확대하고 앞으로는 교육청단위로 확충시켜나갈 계획이다.
◇최정민국장(사회)=정보화사회를 이끄는 것은 결국 기계가 아닌 사람이므로 사람을 정보화사회에 적응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의 토론회를 계기로 이에 대한 보다 많은 논의가 이뤄져 우리나라 컴퓨터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데 오늘 참석자들이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토론회에서는 각급학교의 컴퓨터교육담당교사, S/W업체등에서 1백여명이 참가했다. 교사들은 일선학교에서 컴퓨터담당을 기피하거나 무서워하는 교사가 많고 학교를 옮기면 손을 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컴퓨터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교사의 확보방안과 함께 연수방법의 개선을 촉구했다. <정리=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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