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검사해 줄게…교사가 초교생 성추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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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수년 간 초등학생들을 성추행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제천교육청과 A초교에 따르면 A초교에 재직 중이던 C교사(53)는 지난 19일 사직원을 제출한 후 외부와의 연락을 끊었다.

이 학교 6학년 담임이였던 C교사는 최근 성추행 의혹과 부실수업 문제를 제기하는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들은 C교사가 상습적으로 담임을 맡고 있는 6학년 여학생들을 불러 “유방암을 검사해 준다”며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일삼아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수업의 상당시간을 사적인 이야기로 때우는 등 수업도 부실하게 운영해 왔으며, 어린이들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 등 교사로서 부적절한 행실을 보여왔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최근 들어 자녀들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알게된 이 학교 자모회 등이 수업거부와 C교사 퇴진 운동 등을 추진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학교는 C교사의 사표를 받고 20일 이를 수리하는 선에서 사태를 무마했다.

C교사는 논란이 확산되자 담임을 맡고 있던 14명의 6학년 학생 가정을 이 학교 교감과 함께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과했으며, 지금은 사표를 내고 잠적한 상태라고 이 학교는 밝혔다.

특히 지난 2003년 이 학교에 부임한 C교사의 이 같은 행실은 수년 전부터 계속돼 온 것으로 알려져 피해 아동들은 현재 6학년생들 뿐만이 아닌 것으로 교육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학교와 재학생들에 따르면 C교사는 성추행을 하면서 “집에 가서 이야기하면 성적을 나쁘게 주고 유급도 시키겠다”며 어린이들에게 협박도 했다.

그러나 교육당국의 C교사에 대한 조치는 ‘사표수리’가 전부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더이상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원치않아 사표만 받아 수리했다”면서 “C교사의 부실수업으로 학력이 많이 떨어진 6학년 학생들에 대한 보완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천교육청 관계자도 “학부모들이 C교사가 학교와 지역을 떠나는 것만 요구해 파면 처리 등 별도의 징계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제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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