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에 신용카드 변칙 발급/과소비 부채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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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사치품구입ㆍ술값에 쓰여/결제못해 “지불정지”일쑤/졸업후 사회생활에도 영향
일부 시중은행들이 가입실적을 높이기 위해 일정한 수입원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은행신용카드를 변칙 발급,대학사회에 사치ㆍ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이때문에 각 대학마다 은행신용카드회원이 된 대학생들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한도액까지 카드를 사용했다가 결제하지 못해 은행측으로부터 지불정지당해 금융거래 불량자로 기록되는 등 부작용을 낳고있다.
최근 각 대학은 대학생들에 대한 무책임한 신용카드발급이 건전대학생활을 해치고 졸업후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측에 카드발급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발급실태=숙명여대입구 조흥은행 청파동지점의 경우 3월중순부터 이학교 20세이상 학생들에게 「동료학생의 연대보증」요건만 갖추면 카드를 발급,한달여만에 5백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서강대ㆍ이화여대 구내 조흥은행지점및 출장소도 3월부터 부모의 연대보증이 있는 20세이상 학생들에게, 연세대구내 한일은행지점은 6개월이상 구좌와 3개월평균잔고가 30만원이상인 20세이상 학생들에게 각각 카드를 발급해 주고 있다.
◇부작용=S대경영과3년 박모군(21)은 『3월초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기념으로 한턱내라는 친구들의 권유로 영동카페까지 가 47만원어치를 사용했는데 결제기한은 다가오고 갚을 길은 없어 현금서비스를 받아 일단 입금시키려 하다』며 『부모님에게 얘기할수도 없고해서 아르바이트자리를 구하고있다』고 했다.
연세대앞 Y호프주인 윤모씨(51)는 『대학생 손님중 40∼50%가 신용카드를 사용해 술값을 계산하고 있으나 이중 매달 3∼4명이 지불정지처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점=20만원이상을 3개월이상 연체하면 금융거래상의 「전과범」에 해당하는 금융거래 불량자로 금융기관의 신용정보기관과 관련업계에 통고돼 졸업후 사회생활에까지 막대한 피해를 본다.
㈜비씨카드 기획조사부 유승모과장(35)은 『고정수입원이 있을수 없는 대학생에 대한 카드 발급은 규정에 어긋나고 사고위험등 부작용의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은행심사기준=직장근무연수ㆍ연령ㆍ재산세납부상황ㆍ가족사항ㆍ은행거래기간 및 실적ㆍ보증인등 7개항목을 심사하며 각항목당 점수를 합산,최하 15점을 받아야 발급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대학생은 직장ㆍ재산세ㆍ은행거래등에서 최하점수를 받게돼 발급이 불가능하다.<이하경ㆍ박수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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