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리는 프리디야손 중앙은행 총재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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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태국의 군사 쿠데타로 탁신 친나왓 총리가 실각함에 따라 후임 총리를 누가 맡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임 총리는 새로운 총선 전까지 국정을 맡을 과도내각의 수반을 맡게 된다. 지금은 쿠데타 주도세력들로 이뤄진 민주개혁평의회(CDR) 의장인 손티 분야랏끌린 육군 총사령관이 총리직을 대행하고 있다. 내각과 의회는 쿠데타 직후 해산됐다.

현재까지 후임 총리 선두주자는 쿠데타 당일 군부의 호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데바쿨라 프리디야손 중앙은행 총재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 참석 중이던 그는 쿠데타 다음날인 20일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다. 태국 경제계는 이미 그의 총리 지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MBA) 출신으로 상무장관과 정부 대변인, 수출입은행장 등을 지냈으며 2001년부터 중앙은행 총재를 맡고 있다. 솜자이 파카파스비밧 태국 타마삿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 나라 최고의 미시경제 전문가인 그가 총리를 맡는다면 경제는 순풍에 돛을 단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민으로부터 민주주의 수호자이자 청렴의 대명사로 통해온 아카라톤 출라랏 대법원장도 유력 후보다. 지난해 방콕 유력 영자지인 더네이션은 그를 올해의 인물로 뽑았다. 손티 장군이 20일 외신기자회견에서 차기 총리로 "중립적이고 민주적인 인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 것은 그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밖에도 태국 왕실의 신망이 높은 수라윳 출라농 추밀원장과 찬차이 전 대법원장 등 서너 명이 더 거론되고 있다.

한편 태국 야당 지도자인 아비싯 베자지바는 "쿠데타 지도부가 민주주의의 신속한 회복을 원한다면 6개월 내에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런던에 도착한 탁신도 측근을 통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새 정권은 조속히 총선을 준비하고 국민을 위해 민주주의 원칙을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뒤 태국의 발전을 위한 자선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방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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