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우황청심환 30만개 제조판매/공업안료칠해 “중국산”둔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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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전국약국등에 12억어치 원가 25원짜리 4천원씩에… 제조책 구속
값싼 한약재로 만든 환약에 인체에 해로운 공업용 금속안료를 칠한 가짜 우황청심환 30여만개(시가12억원어치)를 만들어 유명 중국산 수입약이라고 속여 전국에 팔아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북부지청 특수부(이종찬부장·박태규검사)는 17일 가짜 우황청심환 제조책 안연수씨(55·경남의창군)를 보건범죄단속특별조치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총판매책 서울 남대문시장 수입상 임정자씨(50·여)와 부산·대구·광주등의 지역판매책 10여명을 수배했다.
서울시내에서 두충차행상을 하던 안씨는 동료 백모씨(45)를 통해 소개받은 임씨로부터 『중국 최대의 제약회사 북경동인당제약에서 만든 우황청심환과 색상·상호·크기가 같은 우황청심환을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88년 7월부터 지금까지 가짜 우황청심환 30여만개를 제조,이를 임씨에게 넘겼고 임씨는 서울·부산·대구·광주등지의 판매책을 통해 약국·한약방등에 팔아온 혐의다.
제조책 안씨는 우황청심환의 원래 재료인 사향·우황대신 서울 경동시장에서 구입한 맥아·진피·감초등의 한약재를 서울 종로5가 D제분소에서 빻아 이를 환약으로 만들고 화공약품상에서 구입한 공업용 금속안료 브론즈 파우더(청동색 가루분)를 칠해 가짜를 만들었다.
안씨는 가짜 환약을 플래스틱 캡슐에 넣고 「중국북경동인당」이라고 인쇄된 종이상자로 포장한후 직접 조각한 「북경우황」이란 도장을 찍는 수법을 사용했다.
안씨가 사용한 브론즈 파우더는 구리·납·알루미늄등이 주성분으로 과다복용하면 금속중독증세를 일으키는등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검찰분석결과 밝혀졌다.
안씨는 개당 제조원가가 25원에 불과한 가짜 우황청심환을 총판매책 임씨에게 5백원에,임씨는 지방판매책에게 1천원씩,지방판매책들은 약국·한약방등에 2천원씩에 넘겨 약국·한약방등은 4천원씩에 팔아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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