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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내생각은…

덩치 커지는 중동경제를 주목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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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첫째, 중동진출대책위원회를 상설화하자. 한시적이면 미봉책에 불과하다. 먼 훗날을 위해 산업체.정부.학계 대표가 모여 중동을 철저하게 연구해야 한다.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무슬림을 간과해선 안 된다.

둘째, 정부가 중동정책을 수립하거나 대통령.국무위원의 중동 순방 시 중동 학자들을 적극 활용하자. 국내에는 중동에서 유학한 학자가 50여 명 있다.

셋째, 민간 차원의 문화 교류에 적극성을 띠자. 매년 중동을 다녀보면 아랍인들에게서 "한국은 이제 중동을 떠났나 봐"하는 야유 섞인 말을 자주 듣는다. 1970~80년대 한국인의 중동 진출에 대한 향수를 말하는 것이다. 민간단체 위주의 아랍.이슬람 문화행사 개최도 적극 지원해 중동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다음달 코엑스에서 열리는 '중동.이슬람 풍물대전'은 이들 문화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넷째, 중동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자. 중동은 아직 해외 유학생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이들의 사회적 출세도 빠른 편이다. 반이슬람적 정서가 강한 서구 대학보다는 우리나라 대학의 정보기술(IT) 분야나 최첨단 과학 분야에 유학 오고 싶어 하는 젊은이가 많다. 친한파 육성 차원에서 대학을 보유한 기업이나 정부는 중동 유학생 유치를 위해 노력하자. 최근 한국정보통신대학원이 아랍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은 모범 사례다.

다섯째, 중동.이슬람 심층 연구와 차세대 전문가 양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산.관.학 협동이 제도화돼야 한다. 지금은 학회.정부.기업이 각자 제 길을 가고 있어 제대로 된 중동정책 수립이 어렵다. 미국은 대통령이 안보.국익 차원에서 아랍어를 배우자고 열을 올리며 집중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우리는 중.고교에서 아랍어를 전혀 가르치지 않고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정부는 분야별로 최소한의 인재를 양성할 의무가 있다.

김종도 한국중동학회 총무이사 명지대 겸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