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미녀의 몸엔 전기가 흐른다? '전기 화장품' 속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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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녀는 전기를 좋아해~'.

아름다움에 대한 여성의 욕구는 끝이 없는 걸까? 최근 뷰티 시장에 전기를 활용한 화장품이 주목받고 있다. 건전지를 이용해 손쉬운 메이크업을 도와주는 파운데이션과 마스카라는 물론이고 약전류가 흐르는 패치를 피부에 붙여 영양 성분의 흡수를 도와주는 스킨 케어 제품까지 나왔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듯한 피부와 전기가 신기술의 중매로 만나 진한 사랑에 빠질 태세다.

# 전기제품으로 완벽한 메이크업을

스킨 케어 브랜드 SK-Ⅱ가 다음달 1일부터 시판할 예정인 '에어 터치 파운데이션'은 스펀지나 브러시로 얼굴에 펴 바를 필요가 없는 제품이다. 대신 얼굴에 뿌리기만 하면 된다. 손으로 파운데이션을 펴 바르다 보면 아무래도 균일하게 먹지 않는 것이 문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 메이크업 브랜드엔 이미 스프레이 방식의 제품이 있지만 눈이나 머리카락, 옷 등에 묻는 것이 약점이었다.

그러나 에어 터치 파운데이션은 전기를 이용해 이런 약점을 극복했다. 건전지로 작동하는 이 제품은 '이온화 테크놀러지'를 이용해 분사할 때 피부를 제외한 머리카락이나 옷 등에는 전혀 묻지 않는 신기한 제품이다. 수석 연구원인 요시이 박사는 "전류를 흘려 양이온화시킨 입자가 피부 가까이 오면 피부 속 양이온을 밀어내 피부 표면엔 음이온이 올라오게 된다. 그러면 양이온인 입자가 음이온 상태인 피부에 고르게 달라붙게 되는 것"이라며 원리를 설명했다. SK-Ⅱ 관계자는 "눈을 감고도 화장할 수 있을 만큼 간편하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해 판매 중인 '헤라 오토매직 마스카라'도 역시 건전지를 사용한 메이크업 제품이다. 나일론 소재가 아닌 고무 소재의 브러시가 회전하며 발림 성을 개선, 지금까지 6만 개 이상 판매되는 성공을 거뒀다. 이 제품은 8월 11일 세계적인 화학회사인 듀폰이 주최하는 '듀폰 어워드'에서 국내 최초로 본상인 실버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듀폰 어워드는 포장재 부문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행사다.

# 전류 패치로 아기 같은 피부를

'전기 화장품'은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스킨 케어 분야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얼굴에 붙이는 패치. 이 패치엔 종이 형태의 페이퍼 전지가 붙어 있거나 패치 자체에 약전류가 흘러 유효 성분이 빨리 흡수되게끔 유도한다. 피부과나 피부관리실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집에서도 쓸 수 있도록 만든 셈이다.

LG생활건강에서 나온 '이자녹스 화이트닝 C 이온 패치'는 미백화장품이다. 기미.주근깨 등 색소가 침착된 부위에 에센스를 묻혀 붙이면 페이퍼 전지가 성분을 이온화시켜 흡수를 돕는다.

지금 스킨 케어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노화 방지(안티 에이징). 최근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출시하고 있는 고가의 프리미엄 크림이 대부분 노화 방지용일 정도다. 아기 같은 피부를 소망하는 여성들에게 화이트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주름 없는 피부 결이기 때문이다.

안티 에이징 제품에도 전기가 흐르고 있다. 에스티 로더의 '퍼펙셔니스트 파워 코렉팅 패치 포 아이즈'와 아모레퍼시픽의 '헤라 에이지 어웨이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두 제품 모두 이스라엘의 파워 페이퍼사가 개발한 패치를 채택했다. 헤라의 임언정 브랜드 매니저는 "최근 뷰티업계에선 혁신적인 신기술이 노화에 대응하는 안티 에이징 제품에 집중되고 있다"며 "좀 더 빠르고 가시적인 효과를 원하는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제품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조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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