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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풍녀 "뜬다면 뭘 못해"

중앙일보

입력

【편집자주=인터넷이 여론을 만드는 장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e이슈!아슈?'에서는 매주말, 네티즌들의 시선을 '낚은' 인터넷 핫 이슈들을 모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그럼 이번 주 이슈의 세계로 들어가보시죠.】

◆'개풍녀', 세상을 낚다

인터넷 세상에 또 한명의 벼락스타가 탄생했습니다.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주인공의 이름은 '개풍녀'.

손바닥만한 강아지에 수십개의 풍선를 매달아 하늘로 날려보내는 엽기적인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에게 네티즌들이 붙여준 이름입니다.

'개똥녀' 이후 새로운 스타 기근현상에 시달리던 인터넷 세상은 '견공보다 못한 인간'의 계보를 잇는 개풍녀의 등장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똥녀와 마찬가지로 이번 개풍녀 역시 '어이가 집을 나가버린' 황당한 행동으로 네티즌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습니다.

개풍녀의 경우 그 실체가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광고 이벤트, 일명 '낚시'로 밝혀지면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동물을 학대했다는 논란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생명을 갖고 논다'는 네티즌들의 맹비난에도 불구하고 동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지목된 모의 주식투자 사이트를 운영하는 E사는 짭짤한 홍보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이트 방문자 수나 검색 순위 등이 급상승하면서 회사 인지도를 크게 끌어리는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이번 '개풍녀' 파문은 여론 형성의 마당이기에 보다 투명하고 깨끗해야 할 인터넷 세상이 생명을 경시하는 얄팍한 상업주의가 득세할 만큼 혼탁해지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이와 같은 일을 접할 때면 늘상 인터넷 문화에 대한 반성과 인터넷 세상 스스로의 자정노력이란 화두가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곤 합니다. 이번 개풍녀 논란의 경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은 결국 현실세계의 반영이지 현실과 동떨어져 홀로 존재하는 공간은 아닐 것입니다. 현실세계가 보다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것에 빠져들면서 인터넷 세상 역시 현실을 닮아가고 다시 현실세계에 파장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어떻게 하면 생명의 존엄성 등 건전한 상식이 인터넷 세상의 근본 토양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찾기.

회사의 홍보효과를 위해 강아지를 풍선에 매달아 하늘로 날려보낸 개풍녀가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가 아닐까합니다.

◆순해야 먹힌다(?)

소주시장이 '저알코올 전쟁'으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이에 질세라 담배 역시 타르의 양을 대폭 줄인 제품이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순한 담배' 시대가 열렸습니다.

KT&G가 새롭게 선보인 국내 최저타르 0.5mg이 들어간 '더원 0.5'

지난 13일부터 판매되고 있는 KT&G의 '더 원 0.5'는 지금껏 담배 1개비당 함유 타르량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온 '1㎎의 벽'을 깬 뜻밖의(?) 제품으로 출시와 함께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현재 세계 여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배 가운데 타르 1㎎ 이하 제품은 더 원 0.5가 유일합니다.

몇해 전 미국의 일부 주에서 타르 0.5㎎이하 제품이 출시된 적이 있지만 '빨리는 맛이 떨어진다'는 냉정한 평가 앞에 찾는 이가 없어 곧바로 시장에서 퇴출되는 비극적 운명을 맞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타르 함유량을 낮추는 건 기술적으로 어려움은 없지만 담배 특유의 맛을 살리지 못한다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그동안 1㎎ 이하 제품은 개발.판매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웰빙'이 시대의 키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좀더 순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담배시장의 판도마저 바꿔놓고 있습니다.

에쎄 원과 레종 블랙 등 타르 1㎎ 제품이 전체 담배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한 반면 타르 함량이 높은 '독한' 담배는 명맥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소주의 경우 업계의 '저알코올 경쟁'이 못마땅한 일부 애주가들이 "소주가 물이냐, 소주의 참맛을 느끼게 해달라"며 이미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23도 소주의 재출시를 요구하는 '역풍'이 불고 있습니다.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당초 목표를 넘어 시장 최고 점유율까지 달성한 '순한 담배'가 승승장구를 이어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기생관광'…2006 관광한국의 현주소

"3000여명의 한국여성이 일본남성과의 잠자리를 기다리고 있다"

개념없는 외국인의 말이 아닙니다. 한국인이 개설한 성매매 알선 인터넷사이트에 버젓이 걸려있는 광고문구입니다.

일본인을 주 고객으로 속칭 '기생관광'을 알선해 수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사이버 포주'들이 구속되면서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일본에 서버를 둔 기생관광 사이트들은 일본 성인사이트에 배너광고를 실어 회원을 모집하는 방법으로 한국을 자주 찾는 일본인 회사원이나 사업가 등을 끌어들였습니다.

성매매에 나선 여성들 대부분이 패션 디자이너와 피부 미용사, 직장인, 그리고 대학생과 유학생 등 이른바 인텔리 여성로 밝혀지면서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기생관광 사이트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는데요. 한 사이트의 경우 한달만에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며칠전 파킨슨병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일본의 종군위안부 문제를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사건'으로 규정, 美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이끈 레인 에번스 민주당 의원을 소개하는 언론의 보도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여전히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본인 기생관광.

자신의 마지막 의정활동을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외면해 온 일본을 압박하는 외교적 힘을 지닌 결의안 통과에 바친 그의 노력을 무색케 하는 부끄러운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밖에도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국회의원들도 한눈을 팔게한 세계적인 포켓볼 스타 '독거미' 자넷 리, 지난해 보다 12분이 빨라진 9시17분을 기록해 지구 종말까지 불과 2시간43분만을 남겨놓은 '환경위기시계' 등이 검색어 순위에 이름을 올린 한주였습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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