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손님 뒷바라지는 우리 몫"

'위.아.자 나눔장터' 자원봉사자들이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결의를 다지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양영석(대학생 사진기자), 장제헌(에스텍), 박충식(마포구 해병전우회), 박필규(GS칼텍스), 박민아.김해란.송혜림 (이상 숙명여대), 양경미.이소연(이상 GS칼텍스)씨. 김성룡 기자

15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해병전우회 사무총장 박충식(58)씨는 전우회 회원 두 명과 함께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부근의 도로 상황을 꼼꼼히 훑어보고 있다. 손에 든 노트에는 경기장 주변의 주차장 위치와 차량 흐름도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박씨는 23일(토) 열리는 '위.아.자 나눔장터(weaja.joins.com)'에 참여한다. 그러나 장터에서 물건을 팔거나, 판매하는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전우회원 20명과 함께 행사장 주변 교통정리 자원봉사에 나선다.

이달 초 자원봉사를 신청한 뒤부터 박씨는 행사가 열리는 월드컵경기장 북측광장 주변을 살펴보는 일이 일과가 됐다. 그는 "회원들이 평소 교통정리 자원봉사를 많이 한 베테랑이지만 15만 명 이상 인파가 한꺼번에 몰릴 것에 대비해 거듭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구.대전.전주에서 동시에 열리는 나눔장터에 '특화된 자원봉사' 단체가 대거 참여한다. 숙명여대.한양대.서강대 등 대학생 200여 명을 비롯해 해병전우회원, 경비전문업체.기업체 임직원 등 특기와 직업이 다양하다. 자원봉사 인원은 710명으로 지난해(240명)의 세 배에 이른다.

경비전문업체 에스텍 시스템의 직원 25명은 '전공'을 살려 혹시 있을 도난과 안전사고 방지 등 행사장 내 질서 유지를 책임진다. 이 회사 장제헌(25) 대원은 "평소 이웃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는데 방법을 몰라 선뜻 참여하지 못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만으로도 이웃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통역 자원봉사자 모임인 한국 BBB운동 회원 15명은 외국인 손님들의 쇼핑을 돕는다. 장터에서 외국인 손님이 물건을 살 때 도움을 요청할 경우 흥정하는 것을 유창한 외국어로 도울 계획이다.

중앙일보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쓰레기 수거와 행사장 안내, 물품 판매 등의 역할을 맡는다. '환경 사랑 부스'를 운영할 예정인 김해란(21.숙명여대)씨는 "장터 손님들에게 헌 옷 등을 이용한 재활용품 활용 방법을 설명할 계획"이라며 "재활용을 이용한 나눔과 봉사라는 행사 취지에 맞는 역할을 맡아 기쁘다"고 말했다.

대학생 사진기자 22명도 행사 장면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출동한다. 양영석(24.한양대)씨는 "행사를 마친 뒤 대학생 사진기자들이 찍은 사진으로 화보를 만들기로 했다"며 "직접 장터에 오지 못하신 분들에게도 나눔의 현장을 전하는 임무를 맡아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이 밖에 우리은행 직원 10명과 GS칼텍스 직원 26명도 동참한다. 장내 정리와 재활용품 판매를 맡을 GS칼텍스 박필규(33) 과장은 "대학 때 봉사활동을 하며 알게 된 가난한 노부부의 경우 처음에는 아는 척도 안 하시다가 꾸준히 찾아뵌 지 석 달이 지나서야 이런저런 인사말을 건네며 마음을 여셨다"며 "빈곤과 어려움으로 마음까지 닫은 분들께 나눔장터를 통해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retalia@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자원봉사 참여기관

◆ 서울 ▶GS칼텍스 26명 ▶우리은행 10명 ▶마포구 해병전우회 20명 ▶에스텍시스템 25명 ▶한국BBB운동 15명 ▶위스타트운동 22명 ▶숙명여대 125명 ▶한양대 36명 ▶서강대 8명 ▶ 명지대 7명 ▶대학생 사진기자 22명 ◆ 대구 ▶대구대 30명 ▶대구시 자원봉사센터 30명 ▶대구은행 부인회 10명 ▶아름다운 가게 자원봉사자 7명 ◆ 대전 ▶대전보건대학교 100명 ▶GS칼텍스 14명 ▶아름다운 가게 자원봉사자 20명 ▶중앙일보 대전권 센터 사장 30명 ◆ 전주 ▶원광대 100명 ▶전북대 10명 ▶아름다운 가게 자원봉사자 10명 ▶GS칼텍스 1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