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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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구 서갑구 선관위의 우의형 위원장(42·대구 지법부장판사)은 요즘 안면 있는 동문들로부터『처신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우 위원장 자신이 속칭「TK」(경북고 47회)라 보궐선거에 출마한 네 후보 모두와 선후배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엄정 중립·공평무사의 원칙으로 일관하면 전혀 어려울 게 없다』며 『그 보다는 초반부터 과열된 분위기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70년 서울대법대를 졸업하고 이듬해 사시(13회)에 합격, 서울 민·형사지법과 청주지법 영동지원장 등을 거친 우 위원장은 영동지원장 시절 선거관리위원장직을 2년여 맡아본 경험은 있으나 실제 선거를 치러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선거는 한 지역구 의원이 사퇴한데 따른 보궐선거라는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고 냉정하게 평가한 그는『혹 정치적 의미가 있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인의 몫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사회는 공명선거로 출발하는 것』이라며 『후보자들이 동해 재선거관련 1심판결의 의미를 곰곰 새겨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후보자들에 대한 그의 당부.
우 위원장의 걱정은 선관위가 통상의 선거관리업무 외에 요원 17명으로 부정선거단속반도 운용하고있지만 봉고 차 1대, VTR l대, 녹음기 3대등 턱없이 부족한 장비와 인력으로 제구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점.
『사직당국이나 언론에서 역할을 많이 해주어야 하지 않느냐』고 주문한 그는『투·개표 및 당선자 확정 때까지 철저히 공정하게 처리할 테니 지켜 보라』고 장담했다.
대구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토박이로 대구시교육장을 지낸 고 우타관씨의 3남.
77년 임관되어 14년째 판사생활을 해오면서『원칙과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신조를 지켜왔다.
현재 민사8부 부장판사로 오는29일로 예정됐던 60건의 재판은 부득이 선거 뒤로 미루고 주말부터 선거업무에 전념키로 했다.
1백66cm의 작은 키에 온하한 인상으로 취미는 테니스와 등산. 부인 김일소씨(39)와 1남1녀. <대구=이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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