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이여, 웰컴 투 강원도"

중앙일보

입력

강원도가 본격적인 가을 단풍철과 스키 시즌을 앞두고 동남아 무슬림(이슬람교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고 세계일보가 1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강원도는 13일 가을 단풍과 스키장 등 관광자원을 활용해 9.11테러 이후 까다로워진 입국 절차 때문에 미국과 유럽 관광을 꺼리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무슬림을 적극 유치하기로 했다.

동남아 무슬림은 그동안 한국을 찾은 중국계 자국민에게서 국내 유명 관광지, 특히 강원도의 가을 단풍과 스키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고유한 식생활 때문에 관광을 꺼려 왔다. 그러나 일부 무슬림은 캔과 팩에 들어 있는 1회용 음식을 갖고 오거나 이를 준비하지 못한 여행객들은 굶으면서 한국을 찾고 있을 정도로 강원도가 인기 있는 여행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최근 남이섬과 설악산 및 용평리조트 지역에 돼지고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음식을 조리하는 무슬림 전문음식점인 '하랄식당'을 만드는 등 무슬림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가 지정한 이 식당에서는 무슬림 식성에 맞는 황태요리와 해물전골, 산채정식을 비롯해 이슬람 의식을 거쳐 도살한 돼지고기를 서울에서 배송받아 요리하는 하랄불고기를 주요 메뉴로 내놓고 있다. 또 돼지고기를 조리했던 그릇을 사용하지 않는 이슬람의 특성을 고려해 숙박업소에 별도의 냄비와 접시 등을 비치했다가 무슬림이 도착하면 꺼내 사용하는 등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강원도 내 고급 콘도 등 숙박업소에 하루에 5번씩 기도를 하는 무슬림을 위해 메카 방향을 표시하고 코란을 비치한 별도의 기도실을 만드는 등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여건 조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서울에 위치한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서 관광 종사원들을 대상으로 이슬람 문화 이해 증진을 위한 교육을 하기도 했다. 강원도는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 내 한번 더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지난 7월 말레이시아 이슬람 전문 여행사 관계자를 초청한 데 이어 오는 14일까지 싱가포르 이슬람 관광회사 대표들을 초청해 주요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다. 또 오는 22일부터 사흘 동안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국제관광전에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동광고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홍기업 강원도 환경관광문화국장은 "동남아 무슬림 유치전이 자리를 잡으면 중동지역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관광마케팅전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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