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 뒤진 대표선수 선발 ″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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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북경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2일 구성한 국가배구대표팀이 고심의 흔적이 역력한 남자와 달리 여자팀(감독 이창호)은 팀의 이해와 정실에 얽힌「상식 밖의 선수선발」로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 여자대표팀 개편에서 에이스 세터 임혜숙(임혜숙·현대) 박미희(박미희) 주선진(주선진·이상대농)이 제외되고 기량이 훨씬 뒤지는 장경희(장경희) 문효숙(문효숙·이상대농) 김태자(김태자·효성)등 실업초년생이 대거 발탁돼 기량보다는 팀간의 고질적 이해와 특정 팀에 유리하게 구성됐다는 지적을 받는 등 말썽을 빚고 있는 것.
배구 인들은 특히 국내 세터 1인자인 임혜숙(25)의 탈락에 충격과 함께 강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개편을 주도한 이 감독은 자기 소속팀(대농)세터인 장경희(21)에게 대표 주전 세터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걸림돌이 됐던 임을 제외시켰다는 것이 배구 계의 중론.
임은 올 시즌 대통령배대회에서 완전 토스율 52·4%로 단연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소속팀을 승리로 이끈 주역.
임의 탈락과 함께 이 감독소속팀 에이스인 박미희·주선진 탈락에 대해서도 배구 인들은 크게 의혹을 품고 반발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박미희가 대표선수로 선발되자 부상이란 이유로 입촌 시키지 않은 채 대통령배대회 등 소속팀의 국내대회 성적관리를 위해 준비해왔다는 배구 계의 비난을 받아왔다.
이규명(이규명) 선경감독은『북경아시안게임 등 비중 있는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세터는 지금까지 콤비가 된 임혜숙-김경희(김경희)체제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고 박승수(박승수)전 한일합섬감독은『기량과 관록이 뛰어난 임이 빠지고 장이 기용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경험과 기량이 주니어급에도 못 미치는 19세의 신인들인 김태자·문효숙을 파격적으로 선발, 특정 팀을 의식한 적당한 안배와 정실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대표팀의 김효명(김효명)코치마저『기량이 뒤지고 부상으로 훈련도 할 수 없는 선수를 선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이 감독(일본전지훈련 중)의 독단을 서운해했다.
이번 개편은 지난14일 열린 강화위원회에서 강화위원들이 임혜숙·장경희·김경희 등 4명의 세터를 비롯, 17명의 대표후보선수를 추천해 이 감독이 12명을 선발한 것인데 각 종목 대표팀의 관례와 달리 대표코치와의 상의조차 없었음이 드러나 배구협회가 재검토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체육회 생활체육 역점>
○…앞으로 대한체육회주도의 생활체육육성사업이 본격화될 것 같다.
그 동안 엘리트스포츠만을 중점 육성해온 대한체육회는 86, 88 양 대회의 성공적 개최 이후 생활체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한층 고양돼 있음을 감안, 생활체육의 지원·육성사업에 발벗고 나서기로 한 것.
체육회의 이 같은 궤도수정은 86, 88양 대회를 치르면서 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크게 달라져 종전「보는 스포츠」에서 「직접 참여하는 스포츠」를 선호하는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
체육회는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해 생활체육의 실태를 분석한 결과 동호인 중심의 생활체육인구가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내년9월 APOSA(아시아·태평양·오세아니아지역 생활체육협회) 총회의 서울개최를 계기로「생활체육개척의 원년」으로 삼아 각종생활체육의 모델을 제시하는 등 활성화시킬 계획을 강구중인데 지난달 APOSA회장에 선임된 최만립(최만립) KOC부위원장을 내세워 밀도 있게 추진할 방침.

<중국 돌연 불참으로>
○…한국실업탁구연맹(회장 김은수)이 주도하여 창설을 꾀한 아시아실업최강탁구대회가 중국 팀의 돌연한 불참통보로 일단 무기연기 됐었으나 일본과 대만 측의 간청으로 어쩔 수 없이 한·일·대만 3개국 실업친선대회(25, 27일)가 급조됐다.
당초 중국·홍콩을 포함한 5개국의 실업최강팀들이 출전키로 되어 있던 대회의 취소에도 불구, 일본·대만이 한국 행을 고집한 이유는 탁구 선진국인 한국으로부터「한 수 배우자」는 뚜렷한 목적이 있기 때문.
실업탁구연맹은 고심 끝에 원만한 국제관계를 생각해 이들의 체재비를 일부 부담하면서까지 축소된 대회를 열기로 했는데 당초 치밀한 준비작업 없이 대회창설을 서두른 데 대한 자업자득(자업자득)인 셈.

<아주 대회 참패로 충격>
○…『팀웍이냐, 개인기냐-.』
올9월 북경아시안게임에 대비, 남자농구 대표선수단구성을 놓고 대한농구협회가 진퇴양난.
사상최고의 전력이라며 지난해3월 구성됐던 국가대표팀이 9월 북경에서 벌어진 제15회 아시안 선수권대회(ABC) 결승에서 중국에 무려 30점차로 대패, 대폭적인 물갈이를 해야한다는 당위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가려 뽑기가 힘들기 때문.
협회는 당시 한국선수단개개인의 기량은 중국선수들에 비해 뒤질게 없었으나 문제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간의 갈등, 선수들간의 지나친 파벌의식, 정신력 해이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쳐 대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있다.
이 때문에 협회는 농구대잔치가 끝난 지 거의 한 달간이나 미뤄오다 26일 강화위원회를 열어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선수선발원칙에 논란이 많아 다음달 춘계한국리그(4∼13일) 가 끝난 후에나 비로소 윤곽이 드러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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