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한국 임상병리, 선진국 수준 미국 자격시험 국내서 치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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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임상병리를 쉽게 표현하면.

"인체에서 채취할 수 있는 모든 검체를 이용해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는 분야다. 검사 대상엔 혈액.소변.가래는 물론 인체조직.골수 등도 포함된다. 검사 결과의 오류는 환자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임상병리는 치료의 향방을 결정하는 나침반 이상의 역할을 한다."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질환은 얼마나 되나.

"국내에 임상병리가 처음 도입된 1960년대엔 성병.결핵.기생충.빈혈 검사 등 20여 종의 질환을 검사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지금 검사 항목만 2000여 종이나 된다. 검사기간도 빨라졌다. 70년대까지만 해도 2~3일 걸리던 검사 결과가 지금은 1시간이면 나온다. 그만큼 입.퇴원과 수술.응급조치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단축됐다."

-임상병리 분야의 신기술은.

"단연 DNA 검사다. 이를 통해 결과의 정확도와 정밀도가 완벽해지고 있다. 눈 감고 코끼리 만지던 시대에서 확대경으로 코끼리의 미세 주름까지 계측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DNA검사는 또 질병을 예측, 예방할 수 있는 시대를 열고 있다. 예컨대 폐암 환자의 발암인자를 찾아내 조기 검사.치료를 받도록 유도하고, 생활습관이나 음식을 바꿔 예방하도록 권유할 수 있다."

-국내 임상병리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미국 등 의료 선진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지난해 말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국내에서 미국 임상병리사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됐다. 면허를 공유할 정도가 된 것이다. 이번 학술대회가 국내 임상병리 수준을 세계에 알리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임상병리사의 해외 진출을 돕는 데도 일조할 것이다. 첨단기술을 익혀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임상병리사의 노력도 계속돼야 할 것이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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