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부기 길러 「부농」일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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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농약공해와 남획으로 산과 들에서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야생뜸부기를사육, 서울등 대도시민에게 약용과 식용으로 팔아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가가 있어 화제.
경북달성군옥포면우경리에서 11년깨 뜸부기를 사육해오고 있는 서상이씨(44)는 대지4백평에 12동의 뜸부기사육사를 설치, 3천5백여마리의 뜸부기를 길러 연간 1억원의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서씨는 지난 78년 고향인 옥포에서 칠면조를 사육하다가 실패, 강원도를 여행중에 우연히 평생동안 뜸부기만 길러온 칠순노인을 만나 뜸부기 어미 16마리와 새끼 63마리를 분양받으면서 뜸부기사육을 시작했다.
뜸부기가 최근들어 허약체질과 간질병환자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 부산· 대구등 대도시 주민들에게 마리당8만∼9만원씩에 팔려나가고 뜸부기를 찾는 사람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야생뜸부기는 체질이 강하고 병에 강하며 사료비가 칠면조등. 다른 동물에 비해 적게 들어 사육이 편리한 것이 특징.
잡식성인 뜸부기의 사료는 닭사료와 밀·벼·개구리· 미꾸라지· 배추잎등을 1주일에 한번정도만 주면돼 한달간 사료비가 마리당 1백50원에 불과하다.
사육장도 10평규모에 날아가지 못하도록 철조망을 치고 비를 피할수 있는 간단한 둥지와 1평짜리 물판 놀이터·볏짚만 곳곳에 쌓아두면 될정도.
사육방법도 1개사육동에 수놈1마리, 암놈 1백∼1백50마리를 함께 넣어 사육하며 매년 4월에서 9월 중순사이 암뜸부기 한마리가 8∼10개의 알을 낳아 자연부화해 번식력도 강하다.
이처럼 뜸부기는 1마리를 사육하는데 필요한 사육비가 1만2천∼1만5천원에 불과하고 사육방법도 다른 동물사육에 비해 간편하다.
여기에다 뜸부기가 환자의 체력회복과 질병치료에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허약체질자와 환자·일부 미식가들이 뜸부기고기를 즐겨찾는 바람에 그 수요도 해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어 앞으로 전망도 밝은편이라는 것.
뜸부기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지에서 번식하고 인도·말레이시아반도에서 월동하는 새로 우리나라에서는 농촌의 농약과 다살포와 일부 몰지각한 주민들의 남획으로 산과 들에서 그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희귀동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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