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총선­통독협상의 “분수령”/오는 18일 선거… 뜨거운 유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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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독일연합ㆍ사민ㆍ구공산 3파전/독일연합 콜과 제휴…동독이 독일연방 귀속/사민당 동ㆍ서독 제헌의회 구성해서 통일/구공산 중립화 방안 제시… 지지기반 취약
동ㆍ서독 통일협상에 중대한 변수가 될것으로 보이는 3ㆍ18동독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통일협상및 통일후의 정국운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키 위한 동ㆍ서독 각 정당들의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번 동독총선은 당초 1949년 동독공산정권 수립이후 40년만의 첫 「자유선거」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통독논의가 예상외로 급진전됨에 따라 통일로 가는 중요한 단계로서의 의미가 더욱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그런만큼 이번 선거에 임하는 동독내 각 정당들의 선거이슈는 모두 통독문제에 집중돼 있고 이들과 제휴하고 있는 서독내 각 정당들도 서로 다른 통일절차와 방법등을 제시하며 대대적인 지원유세를 전개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대체로 중도우파 성격의 「독일연합」세력과 중도좌파인 동독사민당(SPD),그리고 구공산당 출신의 좌익세력인 민주사회주의당(PDS) 간의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들 3개 정치세력중 민주사회주의당을 제외한 「독일연합」과 동독사민당은 각각 서독 기민당과 사민당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
콜 서독총리가 이끄는 집권기민당과 제휴하고 있는 동독의 「독일연합」은 동독 기민당(당수 로타르 드 마이지에),민주주의 출발(DA)그룹(대표 볼프강 쉬누르변호사),사회민주연맹(대표 에베를린 목사) 등 3개 정파의 연합세력으로 통일문제에 있어 서독 기민당과 공동 보조를 취하고 있다.
즉 통독은 빠를 수록 동독에 유리하며,통일방식은 서독 헌법 23조에 근거한 동독의 독일연방(서독) 귀속방식이 적절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콜 총리는 이들을 위해 지난달 20일 동독 에르푸르트 집회를 시작으로 그동안 세차례의 대규모 지원유세를 가졌다.
동독 사민당은 통일이 서독에 의한 일방적 합병이어서는 안되며 동등한 권리를 바탕으로한 동반자적 협상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콜총리의 서독 헌법 23조에 의한 통일방식에는 반대하며,서독헌법 1백46조에 근거한 제헌의회 구성방식을 지지하고 있다.
한편 서독내 특정 정당과의 제휴관계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구공산당(현 민주사회주의당)은 통일과 관련,사민당과 유사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통일의 대외적 측면으로서 중립화 방안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실시된 여러차례의 여론조사결과가 보여주듯이 구 공산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집권 40년의 종지부를 찍고 야당으로 전락할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최근 동독의 라이프치히 청년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동독사민당은 53%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있으며,기민당(13%)을 비롯한 중도우파 연합세력이 25%,민주사회주의당이 12%의 지지를 받고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동독총선을 오는 12월 2일로 예정된 서독총선의 전초전쯤으로 여기고 있는 콜총리는 동독 사민당의 부상을 막기 위해 정력적인 지원유세를 펴고있다. 통일절차나 방식에 있어 그와는 이견을 보이고 있는 동독 사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집권할 경우 그로서는 앞으로 있을 양독정부간 통일협상을 자기 페이스대로 순조롭게 끌고갈수 없을뿐만 아니라 이는 12월 총선과 관련해서도 그에게는 불편한 상황전개가 아닐수 없기 때문이다.
연내에 조기통일을 실현,오는 12월 서독총선을 독일총선으로 승화시켜 통일독일 최초의 총리로 역사책의 한 장을 장식하고자하는 그의 야망을 위해서도 이번 동독총선을 자기와 뜻을 같이하는 중도우파 연합세력의 승리로 끌고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그의 머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폴란드와의 국경문제에 대해 그가 보여온 모호한 태도나 국경문제를 2차대전의 전쟁배상금등과 연결시키는 난센스(?)등이 바로 이러한 강박관념 때문이라는 지적이다.【파리〓배명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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