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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불라 개혁정책에 반기/아프간의 타나이국방 왜 쿠데타 일으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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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5면

◎작년말 반국가음모 장성등 124명 체포로 표면화/정부,회교반군과 함께 “이중싸움”부담
지난해 12월 소련군 철수후 곧 아프간회교 반군(무자헤딘)에 무너질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1년동안 건재를 과시하며 정치ㆍ경제개혁으로 입지를 강화하던 나지불라대통령은 타나이국방장관의 쿠데타기도로 무자헤딘 반군과의 싸움에 덧붙여 내부의 적과 싸우는 2중부담을 안게됐다.
아프가니스탄 국영라디오 카불방송은 6일 타나이국방장관측 공군기들이 대통령궁을 공격하면서 쿠데타가 발생했으며 정부군이 이를 물리쳤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슬라마바드의 소식통들은 이번 쿠데타가 상당히 큰 규모로 아직도 시내 곳곳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되고 있다고 밝혀 완전히 진압된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번 쿠데타는 소련의 영향으로 민주화 개혁을 추진해온 나지불라와 이를 반대해온 타나이장군과의 오랜 갈등에서 비롯된 것.
나지불라대통령은 소군철군후 소련으로부터 매년 2억∼3억달러의 원조를 받으며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에 동조,이를 거부하는 강경보수파를 축출해왔다.
나지불라는 87년11월 대통령 취임전에 6년간 비밀경찰 하드의 총책을 맡아 이를 기반으로 한 인민민주당(PDPA)내 파르캄파의 지지를 받고있다.
반면 인민민주당내 할크파 지도자로 군부의 지지를 받고있는 타나이장군은 나지불라의 개혁정책에 공공연히 반대해왔다.
이같은 갈등은 지난해 12월 나지불라 대통령이 할크파 강경보수당원및 군장성 1백24명을 반국가 쿠데타 음모혐의로 전격 체포함에 따라 더욱 표면화됐다.
타나이장군은 이들에 대한 재판이 지난5일 시작되는 것을 계기로 무력 쿠데타를 기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쿠데타는 회교반군 7대파벌중 가장 과격한 원리주의자 헤지브 이이슬라미와 연결된 것으로 알려져 소강상태이던 내전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나지불라는 쿠데타 발발후 『타나이장군이 헤지브 이이슬라미와 공모했다』고 밝혔으며 반군들도 『나지불라에 반대하는 쿠데타군을 지원할것』이라고 선언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부 소식통들은 나지불라정권이 타나이와 급진적인 헤크마티야르를 연결시켜 타나이를 완전 매장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무자헤딘 반군측이 지난 1∼3일 총선을 실시,새정부 구성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쿠데타가 불발로 끝나더라도 군의 분열을 초래하여 비밀경찰과 대통령 경호대가 한편으로 되고 군이 다른편으로 갈라지는 분열상태를 가져오는등 나지불라정권에 깊은 상처를 줘 상당한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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