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없는 "코트의 활화산" 장윤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마치 알바트로스(신천옹)같이 거대한 날개 짓으로 끝없이 비상 (비상) 한다. 흔히 쉽게 입에 오르내리는「스타 플레이어」의 경지를 뛰어넘어 그는 이른바 「슈퍼스타」로 불려야 마땅할 것 같다.
국내 배구코트에서 추종불허의 파괴력을 구사하는 독보적 공격수 장윤창(장윤창·고려증권).
강스파이크와 점핑서브로 코트를 압도하는 장은 올해 32세로 두 아이의 아버지다. 선수로서는 「환갑」이라 할 나이에도 아랑 곳 없이 종횡무진한 활약을 끝없이 펼쳐내 팬들을 열광시키고있다. 그는 설명이 필요없는 고려증권의 왼팔 에이스.
『장의 기분에 따라 팀이 이기고 진다』고 할 만큼 고려증권으로서는 절대적인 존재며 지난 1년에 걸쳐 경이적인 22연승이라는 무패행진의 향도라는데 누구도 이론이 없다.
이러한 장의 질풍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현역선수로서 국내 최고령인 장윤창의 체력은 지칠줄 모른다.
진준택(진준택) 고려증권감독은 『윤창이가 30세에 홀로 선다는 말처럼 배구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면서 감각과 체력관리의 천재라고 극찬했다.
1m95㎝의 큰 키에 코트 구석구석을 훤히 내려다보는 노련함으로 상대 코트를 요리한다.
빈곳 찔러넣기, 쳐내기, 때로는 새처럼 날아 쏘는 백어택등 공격감각의 다채로움을 현재로선 아무도 당해내지 못한다.
팬들은 바로 장의 이런 매력때문에 경기장을 찾는다고 한다. 배구인들은 『윤창이가 이제야 배구를 알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선수로서는 「달인의 경지」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부분 선수들이 20대 후반에 은퇴하는 것과 달리 장윤창이 30대 초반까지도 코트를 누비게 된 첫째 비결은 완벽한 자기관리에 있다. 장윤창은 17년 선수생활동안 부상의 공포에 시달린 적이 없을 만큼 철저한 생활을 해왔다.
장윤창의 이같은 생활정신은 평소의 가정생활에도 이어져 운동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4년전 결혼한 부인 이성희씨(이성희·27), 두 아이와 함께 목동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장윤창은 한때 가정적인 어려움을 딛고 남부럽지 않은 윤택한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83년 고려증권 창단멤버로 들어올 때 받은 우리사주 3천주가 최근 1만주 이상(2억3천만원)늘어났고 서울근교에 약간의 임야까지 사들여 선수생활 은퇴후까지 착실히 대비해 놓았다.
그는 『앞으로 2∼3년 체력이 다할 때까지 선수생활을 더한 후 은퇴, 해외유학 하는 것이 꿈』 이라고 했다.
그는 작년 대통령배대회 우승이후 동료 유중탁 (유중탁)과 함께 코치(과장급)로 승진, 월 급여 1백10만원이상을 받는 중견사원이기도.
안양중 1학년때 전 축구국가대표 정해원(정해원)과 함께 축구선수생활을 하다 송산중으로 옮겨 배구인생을 시작한 그는 이제 배구계에서는 기념비적 선수가 된 셈이다.
지난78년 인창고3학년때 국가대표로 발탁된 후 12년이라는 최장수 국가대표를 기록하고 있다.
강만수(강만수) 김호철(김호철) 조혜정 (조혜정)등 왕년의 스타들도 10년 미만이었다.
대통령배 역대대회에서 1천9백29개의 스파이크 성공을 마크, 국내 첫 2천개돌파라는 위업달성도 초읽기에 들어가 있다.

<방원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