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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말하는 코끼리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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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가 아닌 코끼리가 사람의 말을 흉내 낸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에 사람의 말을 흉내 내는 코끼리가 있어 화재다.

주인공은 올해로 16살인 숫컷 아시아 코끼리 '코식이'.

코식이가 사람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2004년 여름께.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지난 10년간 코끼리를 담당해 온 김종갑 사육사(39)는 우연찮게 코식이가 말 하는 것을 듣게됐다.

김 사육사는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아무도 없는 방사장 안에서 자꾸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며 "그 이후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말하는 코식이를 지켜보니 내가 코식이에게 하는 말을 따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코끼리는 조음(調音) 기관이 없기 때문에 사람의 말을 한다는 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특히 코끼리는 평화로울 때 초저주파(불가청음) 8헤르츠 정도의 나지막하고 굵은 소리를 내며 대화를 한다.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소리는 20헤르츠로 코끼리의 대화를 평상시에 사람의 귀로는 들을 수가 없다.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야생 코끼리의 나팔 부는 것 같은 우렁찬 소리는 코끼리가 흥분하거나 놀랐을 때 또는 공격 전에 내는 외침으로 말을 흉내내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에버랜드 코끼리 코식이는 각 단어를 발음 할 때 마다 코를 입 안에 넣어 흔들며 공기를 조절, 사람의 소리를 흉내 낸다.

코가 인간의 혀와 같이 일종의 조음기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코식이는 중년 남성의 음역대와 비슷한 소리로 "좋아", "안돼", "누워", "아직", "발", "앉아", "예" 등 총 7~8마디의 말을 구사한다.

숭실대학교 소리공학 연구소 배명진 교수는 "코식이의 음성에 대해 조사를 해보니 코식이의 발성 패턴은 10년을 함께 한 김종갑 사육사의 발성 패턴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며 "코식이는 중년 남성의 목소리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에버랜드 동물원 권수완 원장은 "코끼리 지능은 두세 살의 사람 지능일 만큼 뛰어나다"며 "코식이의 경우 사육사와 오랜 시간 함께 친밀하게 지내고 사육사가 말을 건네는 과정에서 말을 하게 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버랜드측은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를 오는 9일 일반인들에게 공개한다.【용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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