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아파트 착공소식 “감감”/분양 1차분 땅 71%밖에 확보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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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그나마 띄엄띄엄… 설계마저 지연/내년 9월 첫 입주 사실상 불가능
폭발적인 관심속에 거센 투기열풍까지 일었던 분당시범단지 1차분 아파트건립 공사가 분양 3개월이 되도록 땅을 확보하지 못해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데다 상반기중에도 쉽지않을 전망이어서 당초 입주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건설부측은 더구나 단지규모를 결정할 탄천폭을 1백m로 할 것인지,1백30m로 만들 것인지조차 결정짓지 못하는 등 기본계획마저 확정짓지 못해 참여건설업체들이 아파트설계를 여태껏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차분의 경우 필요한 땅 28만2천평중 24일현재 20만평(71%) 밖에 확보하지 못한데다 확보된 땅마저도 띄엄띄엄 흩어져 있어 아파트건립공사를 할수없게 돼있고 나머지 8만2천평은 땅주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사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건설업체들은 그러나 땅을 확보한다 해도 요즘은 인력ㆍ자재난때문에 15층아파트의 경우 18개월,30층은 25개월의 공사기간이 필요해 건설부가 당초 약속한 내년 9월(15층이하아파트)과 92년6월(16∼30층아파트)의 입주시기를 맞출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단지내 열공급시설인 열병합발전소를 비롯,도로ㆍ공원ㆍ학교 등 각종 도시기반시설 건설계획 역시 짜지 못해 주거환경이 조성되려면 입주는 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
건설부측은 3월초에는 착공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건설업체측은 보상과 관계없이 현재 가옥ㆍ묘지ㆍ비닐하우스가 전혀 이전되지 않은 상태여서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게다가 해빙기를 지나 3,4월부터 일반 아파트건축공사 역시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충분한 인력ㆍ장비ㆍ건축자재 확보 또한 어렵게돼 결국 분당신도시건설은 일정변경을 할수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토지수용의 경우 수용대상농지 5천여평을 갖고있는 주민 최창렬씨(53ㆍ농업)는 『신도시건설 계획발표후 인근지역 땅값이 크게 올라 건설부가 제시한 보상가로는 농토를 구할수 없어 땅을 팔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나머지 땅을 사들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따른 입주예정자들의 반발 또한 심해 회사원 김창기씨(38ㆍ서울 목동아파트)는 『민영아파트 건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입주시기 지연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의 공신력에 의문과 함께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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