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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노벨상' 그들이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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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학을 꼴찌로 졸업한 학생. 글쓰기 장애를 평생 겪고 있는 인물, 성경의 암호를 파헤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

이들은 대학자는커녕 열등생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두 노벨상을 받았다. 그것도 물리학 또는 경제학 분야에서다.

11일부터 이틀간 연세대에서 열리는 '연세노벨포럼'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다.

행사에는 무려 8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참석한다. 지난해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아우만(76) 박사를 비롯해 아론 치에하노베르(59. 2004년 화학상).머리 겔만(77.1969년 물리학).고시바 마사토시(80.2002년 물리학상).페리드 머래드(65).루이스 이그내로(70.이상 98년 의학상).에드워드 프레스콧(66.2004년 경제학상).로버트 먼델(74.99년 경제학상) 등이다.

연세대는 5일 "노벨상 수상자가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모인 건 처음"이라며 "국내 정책결정자.학생 등에게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이공계 위기를 타개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11일엔 토론, 12일엔 강연이 있다. 일반인도 참석할 수 있다.

◆ 40세 수상, 76세 수상=고시바 박사는 '15수(修)' 만에 노벨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76세 때다. 소아마비를 앓았던 그는 도쿄대 물리학과를 꼴찌로 졸업했다. 그러나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어줄 중성미자 '뉴트리노'를 발견, 뉴트리노 천문학을 창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겔만 박사는 40세 때 노벨상을 받았다. 소립자 '쿼크' 이론을 제시하는 등 20세기 물리학 혁명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9개 국어를 할 수 있지만 글쓰기 장애가 있다고 한다.

치에하노베르 박사는 유비퀴틴이란 물질이 단백질 분해를 유도한다는 것을, 머래드.이그내로 박사는 일산화질소의 신경전달 작용 원리를 발견했다.

◆ 경제학 분야=초대 세계게임이론학회장을 지낸 아우만 박사는 기존 게임 이론과 달리 여러 번 같은 게임에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에 주목했다. 단일 게임일 때와 달리 협조 여지가 있다는 것을 분석해 냈다.

프레스콧 박사는 실물경기변동이론을 창시했다. 먼델 박사는 서로 다른 환율체제 아래에서 각국의 통화 및 재정정책이 다른 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규명했다. 유럽연합(EU)의 단일통화 분석에 기여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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